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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받던 ‘아베노마스크’ 1170억원치 창고에 방치…보관비만 61억원

총 물량 중 3분의 1가량 창고에 보관
코로나19 상황과 마스크 수요 파악 못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해 4월 17일 총리 관저에서 일명 '아베노마스크'를 쓴 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AP뉴시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으로 배포했던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의 상당분이 창고에 보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전 총리가 코로나19 방역용으로 배포했다가 조롱거리가 됐던 천마스크 ‘아베노마스크’가 지난 3월 말 기준 8200만장이 배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면서 시중에서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일본 정부는 직접 마스크 공급에 나섰다. 당국은 지난해 3월 이후 일반 가정에 1억2000만장, 요양시설과 보육원(어린이집)용으로 약 1억4000만장을 배정해 총 2억6000만장의 아베노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 중 32%에 해당하는 물량이 창고에 그대로 보관돼 있던 것이다. 지난해 7월 8000만장의 마스크를 배포하는 방침이 내려질 시점에 시중에서 마스크 부족 사태가 해소된 탓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이에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상황과 마스크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창고에 보관된 8200만분은 115억엔(약 1170억원)에 상당하는 양이다. 신문은 마스크 보관비만 약 6억엔(61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회계검사원은 오는 11월 발표 예정인 2020년도 결산보고서에 아베노마스크 관련 내용을 넣을 예정이다. 또 후생노동성에 코로나19 관련 예산 집행에 있어서 주의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베 전 총리가 전국 모든 가구에 배포한 천마스크는 규격이 지나치게 작고 거즈를 여러 장 덧댄 엉성한 형태로 제작돼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배포 과정에서 벌레 머리카락 실밥 곰팡이 등 이물질이 발견되거나 변색된 불량품이 대량으로 나오면서 납품회사들이 검품을 위해 마스크를 다시 회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아베노마스크’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탁상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비판받은 ‘아베노마스크’는 지난해 올해의 유행어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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