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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한 SLBM 1발 발사”…일본만 ‘2발’ 고집하는 사연

日 방위상 “또 한 발은 분석 중…‘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검토”
전문가들 “분리 발사체 미사일로 오인” 해석
지지층 결집 의도도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19일 시험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1기였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일본 측은 27일까지도 2기였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일본이 초기 미사일 정보 분석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오는 31일 예정된 중의원 선거 등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입장을 뒤바꾸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이 2발이라는 분석에 변함이 없냐는 물음에 “각종 정보를 기초로 철저한 분석을 하고 있다. 또 한 발에 대해서는 계속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 방위성은 SLBM으로 추정된다는 1발 외, 다른 1발의 정보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

앞서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SLBM 발사 개수가 파악됐냐는 질문에 “1기 발사(a singular launch)”라고 답했고, 우리 군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일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통해 “한·미 정보자산에 포착된 건 1발”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시험 발사 이후 미사일 수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1발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영어판 기사에서 ‘missile(미사일)’이라는 단수 표현을 썼다. 북한이 SLBM을 발사했다고 밝힌 ‘8·24 영웅함’은 고래급(2000t급) 잠수함으로, 발사관이 1개뿐이다. 2016년 북한의 첫 SLBM인 ‘북극성-1형’ 발사 때도 이 잠수함을 사용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8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하구로함을 지난 3월 실전 배치했다. 사진은 7번째 이지스함 마야가 취역식을 갖는 모습. 뉴시스

그동안 일본은 우리보다 정찰·탐지 능력이 앞선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일본은 다수의 정보수집 위성과 이지스함, 지상레이더, 조기경보기 등으로 북한군 동향을 속속 파악하고 있다. 우리 군은 지상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와 해상 이지스함 레이더 등을 보유해 정찰 자산 면에선 일본보다 열세지만, 미 정보 당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가까운 발사 지점에서 북한 미사일을 높은 정확도로 포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둥근 지구 표면의 특성상 일본 측 레이더로는 북한 지역에 전파가 닿지 않는 음영구간이 발생하게 된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지점에 대한 정보는 한국이 더 정확하고, 일본은 탄착 지점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북한 미사일을 2발이라고 판단한 것은 떨어져 나온 추진체를 미사일로 착각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은 2019년 10월 2일 북한이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했을 때도 발사체가 2발이었다고 했다가 1발이라고 정정한 바 있다. 고노 다로 당시 방위상은 발표 내용을 바꾼 이유에 대해 “발사체가 분리 낙하돼 2발이 발사된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다수 정찰 자산이 수집해온 정보를 잘못 해석했다는 주장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해상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와 지상 레이더에서 각각 탐지한 신호를 각기 다른 미사일인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며 “특히 낮은 고도로 날아가는 미사일의 경우 분석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SLBM의 고도는 60여㎞에 불과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중의원 해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내각 출범 4주 만인 이날 각의 결정을 통해 중의원을 해산했다. 일본은 오는 31일 4년 만에 총선을 치른다. AFP 연합뉴스

일본이 북한의 군사 도발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이 SLBM을 발사한 이후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보유 등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방위성 브리핑에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라는 답변이 연이어 등장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일본은 북한의 위협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보니 같은 정보를 가지고도 분석력이 흐려지는 것”이라며 “중의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지도 결집을 위해 미사일을 잘못 포착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SLBM 발사 수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만약 2발 이상을 쐈다면 신형 3000t급 잠수함을 완성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잠수함장을 지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SLBM은 핵탄두와 여러 개의 발사관을 갖춘 신형 잠수함이 있어야 전시에 비로소 ‘게임체인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북한이 건조 중으로 알려진 3000t급 잠수함을 완성할 경우 미 본토까지도 핵무기 사정권에 놓이게 돼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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