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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몸 ‘터치’한 점…” 성추행에 사과문만 붙인 대표

사측 “피해직원들 동의해 사과문으로 마무리”
대표 “나 계기로 직원들 경각심 갖길 바란다”

SBS 보도화면 캡처

인천국제공항의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대표가 여직원들의 몸을 만져 성추행했다는 문제가 제기됐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사흘간 공개 사과문을 붙이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SBS에 따르면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한 자회사 게시판에 이 회사 A대표가 “직원들의 동의 없이 몸을 터치하여 수치심을 느끼게 한 점 사과한다”는 내용을 자필로 쓴 사과문이 붙었다.

A 대표는 이 사과문에서 “현장 근무 격려차 순찰 중에 직원의 신형 유니폼 재질이 어떠냐며 동의 없이 팔뚝과 허벅지를 만졌다” “방탄복이 덥지 않으냐며 가슴 부위를 만졌다” 등 자신이 한 행위를 설명한 뒤 “여름용으로 지급한 방호복을 확인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A 대표는 방호복 점검 차 현장을 방문했으며, 피해 여직원 2명을 포함한 6명이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대표 행동이 명백한 성추행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장의 공식 사과문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을 담당한 사내 관계자는 27일 국민일보에 “피해 직원들은 (대표가) 고의적으로 성추행한 것이 아니더라도 불쾌하고 기분이 나빴다”면서 “재발 방지 차원에서 대표에게 자필 사과문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표는 사건 다음날인 20일 바로 사과문을 작성해 21일 피해직원들에게 전달했고, 피해 직원 측은 “사과문을 받아들이겠다. 바로 부착해달라”고 답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사과문은 지난주 금요일(22일)부터 일요일(24일)까지 나흘간 붙어 있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말이 껴 있어서 실제 사과문을 읽은 직원은 많지 않다’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직원은 SBS에 “언제 붙었는지도 모르게 붙였다가 바로 떼어버렸다”며 “그걸 사진을 못 찍게 했다”고 지적했다.

사측이 피해 직원들로부터 ‘일절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앞서 두 달 전 여직원 성추행으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한 직원 사례와 비교했을 때 아무런 징계 없이 사과문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대표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A대표는 SBS에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겠다고 느꼈다”며 “자신을 계기로 직원들이 성인지에 큰 경각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 회사가 인천공항공사 자회사인 만큼 공사 차원에서 별도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관계자는 “대표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진상파악을 실시할 것”이라며 “파악 결과에 따라 감사 여부를 결정한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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