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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드윈 총격 사고, 美검찰 “소품 아닌 진짜 총…기소 배제 못해”

“형사 기소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 검토 중”

지난 21일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이 총기 사고 후 산타페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주차장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63)이 영화 촬영 중 발사한 ‘소품총’에 촬영 스태프가 사망한 일이 우발적 사건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됐다. 촬영장 안전 규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볼드윈과 영화 제작진이 민형사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미 검찰이 “형사 기소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 경찰은 일단 우발적 사고로 보고 볼드윈과 그에게 총을 건넨 데이브 홀 조감독에게 형사상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기소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사건은 지난 21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한 목장에서 볼드윈이 제작과 출연을 맡은 서부영화 ‘러스트’ 촬영 도중 발생했다. 볼드윈은 교회 세트장에서 소품총으로 카메라를 향해 겨누는 연습을 하다가 방아쇠를 당겼다. 그런데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발사되면서 촬영감독 헐리나 허친스(42)가 가슴에 총을 맞고 숨겼다. 조엘 수자(48) 감독은 허친스 뒤쪽에 있다가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

샌타페이카운티 매리 카맥-알트위스 지방검사는 “볼드윈이 사용한 총기를 소품총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진짜 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화 세트장에는 수많은 총알이 있었는데 이것들이 어떤 종류의 총알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장전돼 있던 총알 종류를 확인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총에 실탄이 장전된 경위를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홀 조감독은 볼드윈에게 ‘콜드 건’이라며 총을 건넸다는 진술이 나왔기 때문이다. ‘콜드 건’은 실탄이 없고 공포탄으로 채워진 소품총이라는 뜻의 미국 영화계 용어다. 스태프 진술에 따르면 홀 조감독은 촬영장 총기 담당자가 교회 건물 밖 수레에 놓아둔 소품용 총기 3정 가운데 하나를 집어 들어 볼드윈에게 전달했다. 볼드윈은 사고 이후 “왜 나에게 ‘핫 건’(실탄이 장전된 총)을 준 거냐”며 절규한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 중 사고가 발생한 교회 건물 세트장 모습. AP연합뉴스

실탄 사격 이후 약실이 비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참사가 벌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예 전문매체 TMZ가 촬영장 스태프 중 몇몇이 사고 몇 시간 전 문제의 총으로 촬영장 밖에서 실탄 사격을 연습한 적이 있다고 보도하면서다. AP에 따르면 한 스태프는 제작 매니저에게 “3건의 우발적인 실탄 격발이 있었다. 매우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경고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맥-알트위스 지방검사는 이런 보도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 “아직 확인된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목격자가 많고, 탄도학·법의학적 방식을 수사에 적용할 필요가 있어 당국이 주의를 기울여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은 “촬영장 안전 규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언이 속속 공개되며 볼드윈이 소송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했다. 총기 정책 전문가인 아담 윙클러 UCLA 법학대학원 교수는 AP에 “제작진은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었다. 촬영장에는 명백한 위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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