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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미군 주둔’ 첫 확인…“중국 위협 매일 증가”

미국도 대만도 “중국이 침공하면 미국이 방어”
바이든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ild) 약속”
中 대만상공 무력시위에 공격헬기도 동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8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이 매일 증가하고 있다"며 대만 영토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CNN 홈페이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 영토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미 CNN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특수부대와 해병대가 대만 현지에서 대만군을 직접 훈련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온 적은 있지만 대만 총통이 이를 공식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 26일 진행된 CNN 인터뷰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이 매일 증가하고 있다”며 “대만 영토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에 있는 미군 병력 규모를 정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 않다”며 “우리는 국방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국과 광범위한 협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중국 남동부 해안에서 200㎞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대만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전 세계의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곳”이라며 “이곳에는 2300만명의 사람들이 매일 스스로를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만약 우리가 실패한다면 이러한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지배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대만을 뗄 수 없는 영토의 일부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군의 대만 주둔설은 계속 흘러나왔다. 미군은 지난해 초 육군 특수부대가 대만에서 현지 군인들을 훈련시키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어 대만 국방부도 같은 해 11월 현지 매체에 미군이 대만에서 군인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밝혔다가 곧바로 부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20여명 규모의 미 특수부대가 대만 육군 일부 부대를 훈련시키고 있고 미 해병대는 대만 해군의 보트 훈련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대만에 파견된 미 특수부대와 해병대는 규모가 작지만 중국의 위협에 맞서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으로 어떠한 외부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 그 누구도 중국 인민이 국가 주권과 영토보전을 수호하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의 총편집인 후시진은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차이잉원 정권은 중국이 공격하면 마지막 날까지 스스로 방어할 것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이 허풍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만이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심이 있다면 남성의 군 복무를 의무화하고 지출을 줄여 국방예산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병력도 대부분 ‘딸기군’(草梅兵)”이라고 비난했다. 대만에선 1981년 이후 출생한 청년들이 힘든 일을 못 견디고 쉽게 상처받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로 그들을 ‘딸기 세대’로 부른다. WSJ은 대만군의 기강 해이와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며 대만군이 중국을 막아낼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대만의 의무 복무 기간은 당초 2년이었다가 4개월 기초 훈련 뒤 예비군에 편입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기초 훈련 기간 잡초를 뽑고 낙엽을 쓸거나 미국 전쟁영화를 보는 일이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도 미·중 갈등 속 대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대만에 정부 고위 관료를 보내거나 대만의 유엔 참여를 지지하는 등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조금씩 허물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화상으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선 대만을 향한 중국의 행동을 강압적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대만에 바위처럼 단단한(rock-soild) 약속을 했다”며 “중국의 강압적 행동을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CNN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는 즉각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부분이며 대만 문제는 내정으로 외부 간섭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대만 상공에서 벌이는 무력 시위에 공격헬기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군 군용기 7대가 지난 26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가 되돌아갔다. 이날 무력 시위에는 중국판 아파치로 불리는 WZ-10 공격헬기 1대도 포함됐다. WZ-10은 중국군의 대만 상륙작전을 지원하는 전력이다. 대만 국방부가 중국 군용기 활동을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공격헬기가 동원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군사항공 전문가인 푸쳰샤오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공격헬기는 항공기보다 속도가 느리고 항속거리가 짧지만 수직으로 이착륙해 공중을 맴돌 수 있기 때문에 상륙 작전 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WZ-10은 높은 화력과 첨단 센서, 항전기를 갖추고 있어 육상과 해상 목표물을 모두 공격할 수 있다”며 “공격헬기의 출현은 중국군의 전투 태세가 강화됐고 중국군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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