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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뒷담] ‘탈원전’ 발 맞췄던 한수원 사장… 변심일까, 소신일까?


소신일까, 변심일까. 탈원전 정책에 발맞춰온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각을 세우는 듯한 행보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 사장이 그간 갖고 있던 소신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는 시각과 정권 말 탈원전 정책 책임에서 비켜나기 위한 포석이라 보는 이들도 있다.

정 사장은 지난 21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가 건설 재개돼 (원전 생태계가) 숨통을 틔웠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원전 폐쇄 정책을 그대로 추진하게 되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한수원은 또 지난 8월 탄소중립위원회에 “탄소 중립을 위해 원전 9기에 더해 ‘플러스 알파(α)’의 원전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을 제1선에서 집행해온 기관이다. 탈원전에 비판적이던 전임 이관섭 사장이 중도 사퇴한 뒤 정 사장은 탈원전 관련 절차를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그러던 정 사장이 국감에서 돌연 ‘소신 발언’을 한 시점을 보면 묘하게도 정권 말이다. 혹시나 나중에 생길 일에 대비해 현 정권과 ‘선 긋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부 한 공무원은 “발언 자체는 완곡했지만, 표현은 명확했다”며 “지금 정 사장이 처한 상황과도 무관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월성 원전 조기폐쇄 결정과 관련해 정 사장이 경제성 평가 조작에 가담해 한수원에 손실을 끼쳤다며 배임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향후에도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최종 중단되면 피해를 본 기업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정 사장이 그저 평소 소신을 드러낸 것이라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정 사장은 산업부 재직 시절 꼿꼿하고 강단 있는 성품으로 유명했다. 본인이 한번 아니라고 생각한 것은 단칼에 끊어내고,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고수한다는 것이다. 산업부 한 공무원은 “한수원은 원자력 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곳 아니냐”며 “한수원 수장으로서, 산업부 관료로서 평소 생각을 가감 없이 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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