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대장동 막겠다” 뒷북친 정부…“與 눈치 보나” 비판도

민·관 개발시 민간 개발이익 제한


정부가 뒤늦게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재발 방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대장동 의혹이 이미 국정감사 기간부터 정국의 태풍으로 부상하고 정치권에서 잇달아 ‘대장동 방지법’을 발의한 뒤에야 뒷북 개선책 추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여당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도시개발 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민간 참여와 지자체 자율성을 보장하는 도시개발법의 기본취지는 살리면서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장동 의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장동 의혹으로 불거진 도시개발사업의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국토부가 밝힌 도시개발 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은 크게 민간의 과도한 개발이익 방지와 개발부담금 제도의 실효성 제고, 중앙정부의 관리·감독 강화 세 가지로 분류된다. 노 장관은 “민·관 공동사업의 경우 토지를 매입하지 않고 바로 수용할 수 있는 데다 인허가 리스크도 확 줄어들기 때문에 리스크는 적고 이익이 많이 남는 구조”라며 “민간의 과도한 이익을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초과이익을 재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개발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개발부담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중앙부처의 관리·감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적인 방안이나 기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과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국토부가 제도 개선 의사를 밝히기 전에 정치권에서 이미 각종 대장동 의혹 재발방지책이 잇달아 발의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민·관 합동 토지 개발 시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총사업비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에는 공공시행자와 민간사업자가 함께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도시개발을 할 때 민간사업자 이익에 대한 제한 기준이 없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지난 26일 개발부담금을 최대 50%까지 확대하고, 환수한 개발이익을 서민 주거 안정 등에 사용하는 ‘공공환원 원칙’을 법에 명시하는 개정안을 냈다.

다만 여당발(發) 개정안에 대해 시장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개발사업은 5년 이상 걸리는 장기 사업인데 단순히 민·관 공동사업이 리스크가 낮다고 해서 민간의 수익률을 억누르기만 하면 민간 참여 유인이 떨어지고 주택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이제라도 제도적 개선을 마련하는 건 바람직하다”면서도 “사업 규모나 구조 등이 사업장마다 다른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수치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려 하는 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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