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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품은 아이들<46>]“하나님 만나고 해수와 함께하는 모든 게 다 감사”

<46>자폐 장애 앓는 해수

자폐 뭔지도 몰랐던 탈북민 엄마
뒤늦게 해수 치료하며 우울해져
아이 변화된 모습 보며 평안 얻어


해수(7·가명)는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로 붙임성이 좋았다. 집에 온 손님에게 자신의 ‘최애’ 장난감을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과자 봉지에 고이 담아 놨던 레고 블록이었다. 해수는 블록 바퀴 하나를 집어 들더니 “바퀴, 바퀴”를 외쳤다. 엄마 김은혜(29·가명)씨 말로는 요즘 해수가 꽂혀 있는 것 중 하나라고 한다. 실제 엄마의 휴대폰에는 해수가 찍은 자동차 바퀴 사진이 가득했다.

해수는 자폐 장애를 앓고 있다. 김씨는 해수가 2살 때부터 자폐 증상을 보였다고 했다. 한참을 울기도 하고, 자해하기도 했다. 잠도 잘 자지 않았다. 다만 김씨는 이런 증상이 자폐 증상인 줄은 한참 뒤에야 알았다.

김씨는 2013년 탈북했다. 탈북 대가로 팔려가다시피 한 중국 어느 곳에서 해수의 아빠를 만났다. 남편은 가정에 관심이 없었다. 해수를 가진 김씨를 두고도 바깥으로 돌았다. 1년에 집에 들어오는 횟수가 한 손에 꼽았다. 해수가 5살 때 김씨는 아들과 함께 한국으로 가기로 했다.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해수의 상태는 더욱 악화돼 갔다.

해수가 병원에 간 건 김씨가 통일부 소속 하나원에 있을 때였다. 해수 상태를 봐 달라는 김씨의 부탁에 직원이 해수를 의사에게 보였다. 몇 차례 검사를 거쳐 해수는 심한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자폐가 무슨 말인지도 몰랐다. 그 나이 또래보다 말도 늦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아들에게 장애가 있을 거라곤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해수는 하나원 퇴소 후에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정부로부터 받은 정착금 일부를 북에 있는 가족에 보냈고, 나머지 돈은 해수 치료비로 썼다. 현재는 기초생활수급비 등 월 100여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대부분 해수 치료비로 나간다.

한국 정착 1년 동안 김씨는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한국은 외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들의 장애 판정에 삶을 그냥 놓고 싶은 생각도 수차례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때 김씨의 손을 잡은 건 해수였다.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해수는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여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지만 띄엄띄엄 의사 표현을 했다.

김씨는 “하루는 해수가 ‘나가요’라고 하더라. 뭔가 원하는 걸 말로 표현한 적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혹시 뛰어다니다 그대로 도로에 뛰어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렇게 해수와 걷는 게 김씨에겐 ‘힐링’이었다.

그날부터 김씨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해수가 있어서 뭔가를 찾아서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해수를 위해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고, 새터민 기독교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에 입학했다. 사회복지 쪽을 공부해 해수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이곳에서 하나님도 만났다. 모든 게 부정적으로 보였던 그의 마음속에 감사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 “범사에 감사하라”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씀이다. 상황이 변하진 않았지만 김씨는 “해수와 함께 있는 지금이 그냥 다 행복하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지금의 해수는 치료받기 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 같다”며 “치료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게 눈에 보이는데, 엄마가 돼서 경제적 여건 때문에 치료 횟수를 늘리지 못하는 게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저 해수가 평안하기를 바란다”며 “걱정 없이 자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9월 23일~10월 27일/ 단위 : 원)
△구자숙 100만 △<주>염광 50만 △인유자 30만 △이기문 21만 △김병윤(하람산업) 김전곤 무명 정선호김정희 황의선 20만 △권순태 금란교회 김정열 김진석 나상남 새언약교회 송권사 이임자 신정자 오아시스교회문병용 이복지 이성희 이영민 이용표 장경환 장수아 정영자 조동환 최기상 최초혜감사 홍미숙 10만 △고병섭 김덕수 김영선 김영수 맹주용 무명 연용제 오군숙 이상주 이윤미 전태생 정광민 정연승 조경연 조점순 최유진 하정숙 한승우 5만 △이병천 형경우 4만 △권혜숙 구자옥 동성교회조영규 문명희 박신애 양현석 이성배 임순자 3만 △고하은 고하엘 사랑의교회 신영희 이강하 이요섭 이정원 이종국 이한나·최준영 장영선 박연주 2만 △고하영 박미경 김명래 김애선 민미자 김동호 생명살리기 여승모 윤영일 이정일 최영경 포항열린교회송복순 하나 한영희 1만 △성승배 7000

◇일시후원 :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 사회복지법인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 1600-0966 밀알복지재단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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