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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위, 세계유산 가리는 김포 장릉 아파트 처리 또 ‘보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가리는 ‘김포 장릉 아파트’에 대해 재차 ‘보류’ 결정이 났다.

문화재 보존·관리·활용을 심의하는 문화재위원회는 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세계유산분과와 궁능문화재분과 합동을 회의를 열어 김포 장릉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에 신축 중인 아파트 단지에 대한 현상 변경안을 심의한 결과 ‘보류’로 판정했다고 문화재청이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김포 장릉에서 불법으로 건축된 인천 검단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문화재위는 28일 이 아파트에 대한 현상변경안을 심의해 재차 보류 결정을 내렸다. 뉴시스

문화재위원회는 “건설사들이 제안한 안으로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 추후 소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라고 부연했다. 이번 결정은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8월 심의에서 보류로 판정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문화재위원회 심의는 가결, 조건부 가결, 보류, 부결 등 네 종류가 있다. 문화재청 주변에서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철거 명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결이 예상됐었다.

김포 장릉은 조선 16대왕 인조가 부모인 원종과 인헌왕후를 모신 능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장릉과 인접한 인천 검단신도시에 대방건설, 대광이엔씨, 제이에스글로벌 등 3개 건설사가 사전 허가 없이 2019년 말부터 대규모 아파트를 신축했다. 문화재청은 총 44개동 아파트 공사 중 19개동이 장릉을 가리는 등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지난 5월 뒤늦게 확인하고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건설사는 이에 반발해 공사중지명령 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건설사들은 지난 8월 심의에서 보류 결정이 난 이후 개선책을 제안했지만 사태의 근본 문제가 됐던 아파트 높이에 대해서는 손댈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가 위치한 장릉 역사문화보존구역 현상변경 기준은 20m인데, 3개 사업자가 지은 아파트 높이는 모두 현상변경기준의 3~4배인 70~80m 가량이다.
올 들어 영국의 리버풀 항구가 해양무역도시로서의 역사성 보존이 잘 안되고 있다는 이유로 세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지정 해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3건이 있다. 김포 장릉 아파트는 한국이 네 번째 불명예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처리 방침이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 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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