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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마포 감금살인’ 피해사실 놓친 경찰에 ‘정직’ 중징계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감금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안모·김모 씨가 지난 6월 22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0대 남성 2명이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감금한 뒤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 담당자들이 ‘정직’ 등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경찰은 피해자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다.

2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지난 27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담당관과 수사심사관, 담당 과장 3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수사담당관에게는 ‘정직 2개월’, 심사담당관에게는 ‘견책’, 담당 과장에게는 ‘불문경고’가 내려졌다. 경찰 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같은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나뉜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안에 대한 공정한 심의를 통해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면서 “향후 당사자가 징계 수위에 대해 불복할 경우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징계를 받은 경찰은 지난 6월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교 동창 등의 감금 및 가혹행위로 사망한 A씨(20) 사건에 앞서 발생한 상해죄 고소 건을 담당했었다. 가족들은 A씨가 가해자들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하지만 A씨는 수사담당관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소 취하 의사를 밝혔다. 이에 경찰은 5월 말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

이후 6월 중순 A씨는 마포구의 오피스텔에서 나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사망하기 직전까지 화장실에 감금된 채 가혹 행위에 시달렸고, 폐렴과 영양실조가 겹쳐 사망했다. 또 A씨는 이미 3월 말부터 고소에 앙심을 품은 피의자들로부터 압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들이 A씨에게 담당 경찰에게 연락해 고소를 취하한다는 허위진술을 강요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던 것이다.

이들의 수사 방해로 A씨의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한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불송치 결정 관련 문서에 결재한 이들이 모두 감찰 대상이 됐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만큼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A씨에 대해 접수된 두 차례의 가출 신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대구 달성경찰서 경찰관들은 앞서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대구경찰청장은 지휘책임자인 담당 과장을 ‘직권경고’ 조치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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