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인도·브라질, 탄소중립에 시큰둥 “먹고살기도 힘든데”

인도 환경부 “탄소중립은 기후변화 해결책 될 수 없어”
중·러 등 주요국 불참에 시작부터 삐걱대는 COP26

인도 환경운동가들이 2019년 9월 20일 수도 뉴델리에서 "지구를 대신할 또다른 지구는 없다"(There is no earth B)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도시주택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세계 3위 탄소배출국인 인도가 기후변화의 책임을 선진국에 돌리며 탄소중립 목표 설정을 거부했다. 경제성장에 목마른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탄소중립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모양새다. 오는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부펜데르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이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탄소중립은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야다브 장관은 “인도가 개발도상국의 목소리를 대신해 ‘기후 정의’를 위한 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 동석한 환경부 고위 공무원인 R.P. 굽타는 “가난한 국가를 위한 재정 없이 자국의 비용만으로 녹색개발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제과학자그룹 ‘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도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7억1400만t으로 중국(27억7700t), 미국(14억4200만t)에 이어 세계 3위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더불어 현재 에너지의 70%가 석탄에서 나온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2040년까지 인도의 탄소 배출량은 같은 기간 유럽의 탄소 감축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도는 선진국들이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금껏 대기 오염을 일으키며 경제발전을 이룬 선진국이 탄소중립 부담을 훨씬 많이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1850년대 이후 세계 누적 배출량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야다브 장관은 이번 COP26에서 “부국이 지구 온도 상승 완화 조치에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AP연합뉴스

‘지구의 허파’ 아마존이 있는 브라질 역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번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주도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5개월 뒤인 지난달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결국 개도국이 원하는 것은 선진국의 금융지원이다. 브라질의 탄소중립 선언 이면에는 선진국의 지원을 받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레이치 브라질 환경부 장관는 “환경보호를 위한 선진국들의 금융지원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지원을 통해 이뤄지는 녹색 경제의 가치는 1000억 달러(약 117조원)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선진국들은 금융지원 확대에 소극적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거대 예산을 편성한 탓이다. 이들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고자 2025년까지 10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2009년 코펜하겐 합의 이행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국들의 반발과 소극적 참여로 COP26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 세계 탄소배출 1위인 중국과 4위 러시아의 정상들은 이번 총회에 불참한다. 탄소중립 목표가 있더라도 실질적인 감축 계획이 없는 경우도 있다. 자국 발전량의 절반 이상을 석탄발전에 의존하는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지만 석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