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의 변신은 무죄? 생활 플랫폼부터 자동차 할부상품까지


“아이패드 파우치 ‘득템’(구입) 했습니다!” “베게만 한 두께의 ‘작은 아씨들’ 책 보셨어요?”

1일 애플리케이션을 열어보니 쇼핑부터 여행, 요리, 독서 등 취미 활동에 관한 여러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용자들은 카테고리에 맞는 글을 자유롭게 작성하고 댓글을 달았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나 블로그가 아니다. 지난달 초 신한카드가 선보인 금융 앱에 구현된 플랫폼 ‘디스커버’의 모습이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규제와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어려움에 부딪힌 카드사들이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카카오페이 같은 플랫폼 기반 핀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자체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자동차 할부금융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변화의 배경에는 달라지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2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각종 규제와 금리 인상 등 변화로 내년 카드사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카드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하향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영업환경이 불리하게 변하고 있어 2022년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개별 회사가 아닌 카드 업계 전반에 해당하는 분석이다.

금융 분야에서 몸집을 키우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은 가장 위협적인 경쟁 상대다. 카드사들은 이들에게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자체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유수의 플랫폼과 경쟁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수익은 내지 못하더라도 이용자의 일상을 담는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했다. 삼성카드는 2016년부터 사회공헌 차원에서 각종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고객들과 밀착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도 공격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신한·KB국민·우리·롯데·삼성·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749억9100만원이다. 지난해 6월(675억800만원)과 비교해 약 11%(74억8300만원) 늘었다. 하나금융연은 “자동차 구매 패턴을 살펴보면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경쟁 구도는 카드사가 유리하다. 점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암호화폐 같은 디지털 자산과 메타버스 등을 본업인 결제 서비스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도 깊다. 한 카드사는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글로벌 카드사 마스터카드는 비트코인 선물거래소 백트와 제휴를 맺고 암호화폐를 자신들의 카드 상품에 통합할 계획을 밝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결제 시장을 계속 추가로 개척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움직임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올바른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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