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말한 지 이틀 만에 ‘알맹이 빠진’ 대책 발표한 국토부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 내면서 민간 이윤율, 개발분담금 상한선은 제시 안 해


특혜 의혹이 불거진 대장동 개발사업과 같은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에서 민간 이윤율에 상한을 두고 개발부담금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공 출자비율이 50% 이상인 주택사업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대장동 사태를 막기 위해 출자자가 조성된 토지를 직접 사용할 땐 출자 범위 안에서만 사용하도록 제한된다.

국토교통부는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그러나 정작 알맹이는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이윤율이나 개발부담금의 상한선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정부 발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발이익 환수제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정치권에선 정부가 여당 대선 후보의 ‘코드’에 맞춰 핵심 내용이 빠진 대책을 일단 발표부터 하고 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토부가 마련한 공공성 강화방안은 민간 개발이익 환수와 민·관 공동사업 추진 과정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민·관 공동사업에서 토지 조성이나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간 이윤율 제한이 추진된다. 현행 도시개발법에는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 사업자의 이윤율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택지개발촉진법이나 산업입지개발법 등 다른 개발 관련 법규에서 민간 이윤율을 각각 6%, 15%로 제한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정부는 민간 이윤율 제한을 법에 직접 명시할지, 출자자 협약에만 명시할지는 추후 결정키로 했다. 이미 국회에는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의 민간 이익률을 6%, 10%로 제한하는 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건설업계 등에서 “민간 이익을 과도하게 제한하면 민간 사업자의 도시개발 참여 유인이 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윤율 제한을 법제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정부는 개발사업 지정권자(지자체장)가 출자자 협약상 이윤율 제한이 적정한지 검토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둔다는 방침이다.

개발부담금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행법에서는 개발이익의 최대 25%를 개발부담금으로 낸다. 이를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최근 발의됐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부담금 상한은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점을 고려해 추후 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 출자비율이 50% 넘는 민·관 공동사업은 공공택지로 간주해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키로 했다. 대장동 사업에서는 공공 사업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 50%+1주’를 가졌지만, 민간택지로 간주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높은 분양가를 내야 했고 그로 인한 막대한 수익이 화천대유 등 민간에 돌아갔다.

화천대유와 같은 출자자가 조성토지를 직접 사용하는 것도 제한된다. 현행법에서는 사업 시행자가 토지공급계획을 작성해 지정권자에 제출만 하면 허가 없이도 조성토지를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어 대장동 사업에서도 시행사 성남의뜰이 수의계약방식으로 출자자인 화천대유에 조성토지를 매각, 불과 1% 지분을 가진 화천대유가 5개 필지를 가져갈 수 있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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