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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캐머라 사령관, 전작권 전환 연기 시사…한·미 시각차 여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7월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주한미군사령관 이·취임식 행사에서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4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 “대부분의 계획이 처음대로 가지는 않는다. 전작권 전환 역시 조정하며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안보 정세 변화에 따라 전작권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초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온 문재인정부는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전환 시점만이라도 내년 등으로 구체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반면 미국 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미·중 경쟁 격화 등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상황을 지켜보며 전작권 전환을 신중하게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주한미군전우회와 한미동맹재단이 한미연합사 창설일(7일)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한 웨비나에서 전작권 전환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7월 취임한 러캐머라 사령관은 지명자 신분이던 5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도 “한국이 전작권 전환 조건을 달성하는 데 몇 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원권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새롭게 구상 중인 조 바이든 미국 정부에서 한·미 간 전작권 전환 계획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으로서는 대중 견제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한반도에서의 군사 작전권을 한국에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국방당국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맡는 한미연합사령부 체제를 미래연합사 체제로 바꾸기 위한 검증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능력 검증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되면서 미래연합사 역량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마크 에스퍼 당시 미 국방장관과 한미안보협의회회의(SCM)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핵심 의제 중 하나인 전작권 전환 문제를 놓고 한·미 간 시각차가 표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측은 이번 SCM이 현 정부 마지막 회의여서 전작권 협상에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의 타임라인을 못 박아야 한다는 여당 의원의 지적에 “국민의 여망 등을 포함해 강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전작권을 놓지 않으려 하는 미국이 모호하게 전환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우리 측이 원하는 전환 시기 등 구체적 내용을 빼놓은 협상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러캐머라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전작권 전환은 한·미 군 통수권자와 연합지휘체계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한·미 간의 조건에 기초한 전환 계획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의 발언을 두고 군 내부에선 지지부진한 전작권 협상에 진전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 자체가 전작권 전환에 부정적이었던 전임 사령관보다 한발 나아간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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