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매체, 노태우 국가장에 부정적…“민주열사 모욕?”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부인 김옥숙 여사,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장남 노재헌 변호사 등 유족들이 헌화를 마친 뒤 좌석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에 침묵하던 북한이 그의 국가장에 대한 국내 일부 비판 여론을 인용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6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남측 일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남조선 각 계층이 노태우에 대한 당국의 국가장 행태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노 전 대통령 별세 소식을 다룬 것은 처음이다.

메아리는 “각지 시민사회 단체들은 ‘권력 찬탈을 위해 군사 반란을 주도하고 광주학살을 감행한 자에게 국가장을 치러주는 것은 민주열사에 대한 모욕이다. 전두환도 국가장을 치러줘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또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등은 현행법의 빈틈으로 노태우의 국가장을 치르게 됐는데 전두환까지 그렇게 되지 않도록 관련법을 즉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진보개혁정당들은 ‘노태우는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았으며 광주 시민들 앞에 진심 어린 참회가 없는 학살 책임자’라고 규탄하면서 ‘당국이 노태우가 전두환과 다르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조롱’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국가장 거행에 반대하는 강경 여론만 골라서 전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 평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을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5·18 광주 학살의 주범으로 거칠게 비난해왔다. 무엇보다 노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꼽히는 북방외교는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가져온 치명타였다는 점에서 북한의 부정적 평가는 예상했던 대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그간 한국 지도자급 인사의 별세가 있을 때면 생전 북한을 대했던 태도 등을 따져 선별적으로 조의를 표해왔다. 보수 정권을 대표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별세 때 아무런 언급이 없었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의문을 발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도 조문단을 파견했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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