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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인도 등 강대국 반발에 누더기 된 COP26 합의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 알록 샤르마가 13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폐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COP26에서 세계 약 200개 참가국은 석탄발전 단계적 감축 등을 포함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인 '글래스고 기후 조약'에 합의했다. AP연합뉴스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진통 끝에 ‘미완’의 기후 협약을 도출하며 막을 내렸다. 합의문은 세계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 끝없는 수정을 거치며 누더기가 됐다. 이에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COP26가 실질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COP26에서 약 200개 참가국은 2주간 이어진 강도 높은 협상 끝에 ‘글래스고 기후 조약’을 13일(현지시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세계 각국은 지구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기로 한 파리협정의 취지를 살리는 데 합의하고 6년 만에 세부 이행 사항을 마무리 지었다.

합의문에는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줄인다는 내용이 처음으로 포함되는 등 소기의 성과가 나왔다. 각국은 내년에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1.5도’에 맞게 다시 내기로 합의했다. 또 선진국들은 기후 취약국들의 이상기후 적응을 돕기 위한 기금을 2025년까지 2019년 대비 배로 증액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파리협정 6조인 국제 탄소시장 지침이 채택되면서 ‘파리협정 세부 이행규칙’도 완결됐다.

하지만 강대국의 잇속 챙기기에 합의문은 초안에 비해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화석연료 목표다. 합의문에는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한다”는 문구가 실렸다. 당초 합의문 초안에는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라는 표현이 들어갔지만 협상 막바지에 인도가 표현 수정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감축’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이 표현이 채택되자 본회의장에선 불만이 속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은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글썽이며 “절차가 이렇게 전개된 데 모든 대표에게 사과한다”며 “실망을 이해하지만 합의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대 탄소배출국의 반발에 따른 것”이라며 인도의 가시적 저항에 중국의 지원과 미국의 수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정부가 인도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합의를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첫 합의문 초안에는 석탄 사용과 화석연료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도록 돼 있었으나 중국 등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비효율적인’ 등 전제 조건이 달렸다.

기후위기 피해의 최전선에 있는 개발도상국들도 합의문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글래스고 손실 및 피해 기금’ 설립이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등 선진국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야코프 베르크스만 EU 기후변화총국 국제정책 수석 고문은 “이 제도는 책임이나 보상이 아닌 국제사회의 협력에 관한 것”이라며 기후변화의 선진국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아프리카 기니는 “손실·피해 방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 기금 마련에 대화만 겨우 시작됐다”며 “극도로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마셜제도 피지 등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존폐 위기에 처한 섬나라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협약은 내용도 불충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장 COP26의 책임자인 샤르마 의장은 “위태로운 승리다. 1.5도가 살아있지만 맥박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이번 회담은 과거 언급된 내용의 메아리 수준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파리협정의 설계자로 불리는 로렌스 투비아나 COP21 당시 프랑스 기후대사 및 특별 대표는 “COP26는 현재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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