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넘어 플랫폼 속으로… 음성인식 ‘AI 비서’ 무한질주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바 프렌즈 미니'. 네이버 제공

“하이 클로바, 오늘 날씨 알려줘.”

직장인 이모(31)씨가 하루 중 가장 먼저 말을 거는 대상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스피커 ‘클로바 프렌즈 미니’다. AI 비서 클로바가 말해주는 날씨 설명을 들으면서 출근 준비를 한다. 혼자 사는 그에게 AI 비서는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 2년째 클로바 미니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씨는 “바쁘고 정신없는 출근 시간에 말로 질문하고 동시에 외출 준비를 할 수 있어서 편하다. 혼자 있을 때 라디오를 틀어주거나 음악 추천을 해줘 외로움도 달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인식 AI 비서가 일상에 깊숙하게 녹아들고 있다. ‘스피커’ 형태를 활용하던 AI 비서는 이제 각종 애플리케이션(앱)과 플랫폼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스피커와 자동차, 스마트폰 등 기계를 향해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모습이 된 것이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 AI 스피커 가입자는 1610만명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쓰는 AI 스피커는 아마존의 ‘에코’다. 에코는 가장 먼저 출시된 AI 스피커(2014년)이기도 하다. 에코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8.3%로 1위다. 에코의 선전을 시작으로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 대부분은 AI 스피커를 내놨다. 국내에서는 KT의 ‘기가지니’ 점유율이 가장 높다. 삼성전자(홈미니), 네이버(클로바), 카카오(카카오 미니), SK텔레콤(누구) 등 IT기업과 통신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 미니헥사(왼쪽)와 카카오 미니링크를 활용해 스마트홈을 관리하는 '카카오홈' 서비스 모습. 카카오 제공

AI 스피커가 등장한 지 7년이 지난 지금, AI 스피커는 단순한 음악재생 기능을 넘어 ‘집안의 비서’로 변신하고 있다. 날씨 안내부터 콘텐츠 추천까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뉴스를 읽어주기도 한다. SK텔레콤은 AI 스피커를 독거노인 집에 설치해 안부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관계기관에 연결해주는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도 부산 해운대구와 협업해 1인 가구 고독사 예방을 위해 AI가 안부 전화를 하는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다양해진 기능만큼 디바이스의 형태도 진화했다. 구글의 넥스트허브와 SK텔레콤의 누구 네모에는 디스플레이가 들어가 정보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네이버는 책 읽어주는 기능을 갖춘 클로바 램프를 선보였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카카오 미니링크도 있다.

모델들이 KT의 IPTV 셋톱박스와 연결된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3'를 사용하고 있다. KT 제공

또한 음성인식 AI 기술은 앱·플랫폼 등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중이다. 기업들은 디바이스 자체보다 디바이스에 적용된 음성인식 AI 기술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동통신 3사는 자사 IPTV에 음성인식 AI를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LG유플러스 IPTV엔 네이버의 클로바가 탑재돼 있다.

자동차에도 AI 비서가 들어간다. 네이버는 쌍용자동차, 카카오는 현대차그룹과 협업해 AI 비서가 내장된 커넥티드 카를 개발했다. AI 스피커는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스마트홈의 관제센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처음에 기업들이 AI 스피커를 출시했던 건 사람들이 음성인식 기반 AI 기술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활용하는 접점이 스피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는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AI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초거대 AI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활용 범위는 계속 넓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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