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본 이재명·윤석열 청년공약…“지원도 좋지만 자립이 중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열쇠 중 하나로 2030세대 표심이 꼽힌다. 이들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특정 정당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지 않아 끌어올 수 있는 표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청년세대의 표심이 특정 대선 후보에게로 쏠려 있지 않기도 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다양한 청년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2030세대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국민일보가 물어봤다.

청년들은 “집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더 어려워졌다”고 한목소리로 토로한다.


이에 두 후보 모두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대통령 임기 내에 공급할 기본주택 100만호 중 일부는 청년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주택을 분양받은 뒤 5년 이상 거주하면 국가에 매각할 수 있는 ‘청년 원가 주택’ 30만호 공급을 공약했다. 가격 상승분의 최대 70%까지 가져갈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청년들은 이런 공약들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0)씨는 “지금 당장 살 집이 없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노모(21)씨도 “청년들이 직면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취업준비생 조모(24)씨도 “취업을 준비하면서 월세집을 전전하느라 힘들었는데, 집을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직장인 한모(34)씨는 “취지는 좋지만 여전히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취준생 김모(25)씨는 청년 원가 주택과 관련해 “과연 유의미한 가격 상승분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에도 해당 정책이 유지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거 문제에 더해 고용 불안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도 많다. 이 후보는 임기 내 청년들에게 연 200만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청년의 재산 형성을 위해 국가가 일정 부분(연간 250만원 한도)을 보조하는 ‘청년 도약 계좌’를 공약했다.

청년들은 이들 정책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취준생 김모(22)씨는 “취업준비를 하다 보면 돈 들 곳이 많아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을 준비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박모(29)씨는 “도움을 주는 것은 좋지만 국가에 의존하는 청년들이 가득한 사회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며 “청년이 자립적으로 돈을 벌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기관 재취업을 준비 중인 최모(32)씨는 “결국 청년들을 지원하는 돈은 모두 세금에서 나올 텐데, 지금 당장은 좋겠지만 훗날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청년을 위한 복지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성장을 위한 정책이 부재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청년이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현재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청년들은 “여태껏 상해보험이 도입되지 않은 게 말이 안 된다”며 “모든 군인에게 확대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최씨는 “국가배상법에서 군인이 제외돼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지키는 국군장병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지원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며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을 통한 군인 복지 향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입시 공정성 확보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정시 확대 정책을 약속했다. 청년들은 “복잡한 입시 정책이 단순화되고 입시 비리가 없어질 수 있겠다”며 환영했으나, 사교육비 절감 효과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취준생 조모(24)씨는 “‘순서 매기기’ ‘줄 세우기’로 비춰질 수는 있지만, 정시는 대학에 들어가는 데 가장 공정하고 단순한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학생 노모(22)씨는 “정시 비율을 확대 조정한다고 해서 사교육비가 절감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오히려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치르니 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사교육에 더 몰두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제경 인턴기자,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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