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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상가’ 운 띄운 문 대통령…임기 말 핵심 과제될까

22일 ‘국민과의 대화’서 문제 의식 표명
공공임대상가 “검토해보겠다” 밝혀
선의 기댄 ‘착한 임대인’ 대안 될까


정부가 저렴한 가격으로 상가를 임대하는 방식인 ‘공공임대상가’ 도입을 검토한다. 상가도 공공임대주택마냥 공공 주도로 임대할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복안이다. 월세를 깎아주면 세제 혜택을 주는 ‘착한 임대인 제도’만으로는 코로나19 피해가 큰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기 힘들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기반인 만큼 조만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과의 대화서 나온 자영업자의 한탄
공공임대상가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한 이는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자영업자다. 지난 21일 문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 질문자로 참여한 박정애씨는 “주택이 없는 사람들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듯이 그런 것(공공임대상가)도 한 번 제안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5년간 식당을 운영하다 폐업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여파로 폐업이 늘면서 급격히 증가한 공실을 어려운 자영업자들에게 제공할 방안을 찾자는 게 발언의 핵심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상가 공실률은 3분기 기준 10.1%로 집계됐다. 10곳 중 1곳은 빈 상가로 남아있다는 얘기다. 수도권을 벗어날수록 이 수치는 늘어난다. 충북도의 경우 3분기 기준 공실률이 27.7%에 달한다.

문 대통령은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공공임대주택처럼 점포(상가)의 경우도 그런 방안을 구상해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안이다”고 답변했다.

높은 상가 임대료 낮출 필요성 커
높은 공실률 속에서도 임대료가 낮아지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상가 소유주들의 경우 세부담이 적은 반면 현행법 상 한 번 임대하면 10년간 임대료를 올리기가 힘들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재계약 시 최대 5%까지만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다. 최초 계약금액이 높아야 이득이 보장되는 구조다. 공실로 남겨 두더라도 지방세인 재산세 0.25%만 내면 버틸 수 있다. 그러다보니 굳이 임대료를 내리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곳곳에 공실이 많은데 점포주들이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비워 둔다”며 “소상공인 어려움 헤아려서 임대료를 낮춰준다면 서로 상생을 할텐데 안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가동한 착한 임대인 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공공임대주택 검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착한 임대인 제도 혜택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18만910명이다. 지난달 기준 전국 자영업자(556만8000명)의 3.2%에 불과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에는 임대료를 받지 않고 공실을 대여한다는 사람도 나타난다”고 했지만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부연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 다만 위에서 지시가 있을 경우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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