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맞아 숨진 3세, 평소 계모가 부르면 무릎꿇었다”

친부도 입건…계모 "술 취해 있었다"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3세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의붓어머니 이모씨. 연합뉴스

의붓어머니 이모(33)씨에게 폭행당해 숨진 3세 아이가 생전 의붓어머니가 부르면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하는 등 평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부의 직장동료 A씨는 24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씨가) 아이를 볼 때마다 친모 생각이 나서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며 “아이가 더 어렸을 땐 친모와 많이 닮았었다”고 말했다.

아이는 2019년 부모가 헤어지면서 친모의 손을 떠나게 됐고, 친부는 이혼 절차를 밟는 동안 8개월 정도 A씨에게 아이를 맡겼다. 아이가 친부와 이씨에게 돌아온 건 약 1년6개월 전이었다.

A씨는 자신이 돌봤을 당시 아이는 통통한 체격이었는데 이씨가 친딸을 낳은 7개월 전부터 점점 말라갔다며 “또래보다 말이 어눌했던 아이는 이씨가 부르면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았다”고 증언했다.

A씨는 배달 일을 하는 친부는 아이에게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고 했다. 그는 “(친부는) 육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일만 해서 돈을 벌어서 그냥 그걸 갖다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이는 지난 20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 빌라에서 이씨에게 마구 폭행당해 숨졌다. 친부는 “아내가 집에 있는데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한다”며 119에 신고했고,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6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친부는 학대 당시 집을 비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소방 요청에 따라 함께 현장에 출동했고, 아이의 몸에서 멍과 찰과상 등 학대 정황을 다수 발견했다. 경찰은 아이의 사망 직후 이씨를 병원에서 긴급체포한 뒤 주거지 감식을 진행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직장(대장) 파열이 치명상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이씨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친부도 학대 방조 등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학대 방조뿐 아니라 학대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있는지도 함께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아동은 사건 발생 약 5개월 전에도 두피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고 봉합 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는 의료진에게 “아이가 넘어져 다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말에는 “아이가 다리를 다쳐 전치 6주 진단을 받아 쉬어야 한다”며 숨진 아동을 어린이집에서 퇴소시켰다. 피해 아동이 어린이집에 실제로 등원한 기간은 하루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과수는 숨진 아동의 직접적 사망 원인이 직장(대장)파열로 추정된다는 구두소견을 전날 경찰에 전달했다. 이외에도 뇌출혈 흔적, 찍힌 상처, 고인 혈흔 등 지속적·반복적 학대가 의심되는 소견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 취해 있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숨진 아동의 친모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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