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고지 참호서 사격자세 그대로…애처로운 이등병의 유해 [포착]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내 백마고지에 있는 개인용 참호에서 6·25전쟁 때 전사한 이등병 유해가 발굴됐다고 24일 국방부가 밝혔다.

이 유해는 지난달 28일 백마고지 395 고지 정상에 있는 개인호에서 발견된 것으로 적의 포탄을 피해 참호에 숨어 사격 자세를 취하는 듯한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백마고지 정상의 국군 전사자 추정 유해 발굴 모습.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구멍이 뚫린 방탄모와 함께 두개골, 갈비뼈 등 상반신 부분 유해들을 통해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마고지 개인호에서 발굴된 일등병(현 이등병) 계급장. 국방부 제공

특히 유해의 가슴(전투복 상 추정)에 국군 일등병(현재 이등병) 계급장이 그대로 남아 있어 전사자가 전투에 갓 투입된 병사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외에 군번줄과 탄약류 등도 함께 발견됐다.

백마고지 유해 발굴 현황 보고받는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 국방부 제공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해 “하루빨리 남과 북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이행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상순(92)씨 등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 9명도 지난 10일 백마고지 유해 발굴 현장을 방문했다. 참전용사들은 직접 작성해 온 편지를 낭독하며 “70년 만에 이곳 백마고지를 다시 밟아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제 죽어도 더 이상 여한이 없다”고 전했다.

군은 26일 유해발굴 완전작전 기념식을 통해 올해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공동유해발굴에 북측이 호응하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언제라도 공동유해 발굴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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