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낙하산 성지’ 코레일 사장 가는 남북철도 전문가

나희승 전 철도기술연구원장 내정

‘전문성’ ‘코드’ 모두 합격점이지만
역대 사장 9명 모두 임기 채운 적 없어
내년 대선부터 변수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신임 사장에 나희승(55) 전 철도기술연구원장이 내정됐다. 나 내정자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연구원 출신으로 남북철도와 대륙철도 전문가다. 정치인 등 낙하산이 주로 갔던 코레일 사장에 연구원 출신이 내정된 건 다소 이례적이다. 나 내정자를 향한 걱정스러운 시선도 적지 않다.


25일 관가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 나 내정자를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광주 출신인 나 내정자는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7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들어가 남북철도사업단장, 대륙철도연구실장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유라시아대륙철도에 관심이 많은 만큼 ‘전문성’과 ‘코드’ 모두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뒷말도 많다. 손병석 전 사장이 지난 7월 경영평가 결과에 책임지고 사임한 이후 코레일은 후임 사장 공모를 두 차례나 했지만, 지원 후보자가 5배수를 넘기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기 말이기도 하고 코레일과 SR(에스알) 통합 등 민감한 현안이 많다 보니 선뜻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나 후보자의 전문 분야인 남북철도·대륙철도 사업도 현재 남북관계가 교착 상태라 당장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역대 코레일 사장들은 이철·오영식 전 사장 등 정치인 출신이나 허준영·정창영·홍순만·손병석 전 사장 등 고위 공무원 출신 낙하산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을 비롯해 역대 코레일 사장 9명 모두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이나 정권 교체 등에 따른 사표로 임기를 채운 적이 없었다. 나 내정자가 ‘단명 사장 전통(?)’을 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넉 달 뒤인 내년 대선결과에 따라 입지가 불안해질 수 있다. 코레일이 임직원 3만2000명의 ‘공룡 조직’인 데다 노동계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철도노조 역시 나 내정자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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