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성추행 피해 여중사 부친에 “특검 요구 살피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며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부모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상관의 성추행과 2차 가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공군 중사의 부친을 만나 “(특검 요구를)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들어가던 중 이 중사의 부친 이모(59)씨와 모친을 만났다.

이씨는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명동성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씨는 문 대통령에게 “국방부가 성추행 사건에 대해 부실수사를 벌였다”며 특검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사안을 보고받아 잘 알고 있다”면서 “한번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실은 지난 1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위를 하던 이씨로부터 대통령 면담 요구서를 수령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 중사 성추행 사건 수사 책임자였던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준장)에게 삼정검을 수여해 논란을 빚었다.

청와대는 “전 실장이 지난 1월 진급을 했고,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삼정검을 수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며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로부터 면담요청서 및 입장문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은 인권위 설립 20주년 축사에서 “20년 전 우리는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만들지 못했다”면서 “‘인권위법’이라는 기구법 안에 인권규범을 담아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인권선진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국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의 통과 필요성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차별을 막아야 한다는 원론적인 발언이고 차별금지법을 콕 집어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것도 인권위가 해야 할 몫”이라며 “정부는 인권위의 독립된 활동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과 군 영창제도 폐지, 삼청교육대 및 한센인 피해자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인권위의 성과를 열거하면서 “인권존중 사회를 향한 여정에 끝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권위가 설립된 20년 전 평화적 정권교체로 정치적 자유가 크게 신장됐지만 인권국가라고 말하기엔 갈 길이 멀다”며 “특히 사회경제적 인권 보장에 부족함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코로나와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속에서 발생하는 격차 문제도 시급한 인권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인권위 존재와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