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말고 행동 좀!” 석탄 끝낸다던 기대는 대실망으로

[모두가 지구의 사람들] 결국 제자리에서 끝난 COP26

지난 25일 ‘세계 기후정의 행동의 날’을 맞아 한 어린이가 시위를 하고 있다. 멸종반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끝이 났다. 중국 대표는 회의에 오지 않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직접 기후특사가 와서 미국과 합의문을 만들어냈다. 미국과 중국은 메탄 감축 프로그램을 같이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COP26을 통해 석탄의 미래는 끝날 것으로 보였다. 막상 폐회식이 시작되자 부펜데르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은 “합의문에 적시된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인 폐쇄를 감축으로 바꾸고, 최빈국에게 지원을 하라는 내용추가하자”고 주장했다. 각 나라 지도자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눈 뒤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의 주장을 합의안에 반영했다. 대표적인 기후활동가인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는 “지금까지의 총회를 요약하자면 어쩌구 저쩌구(Blah Blah)라는 뜻”이라며 실효성 없는 합의안을 비난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COP26가 실패로 끝난 이유는 무엇인지 이번 글래스고 합의문을 살펴보았다.

석탄발전 중단 아닌 감축으로… 축소된 합의문

COP26 폐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 유엔 기후변화 유튜브 채널 캡처

회의장 안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건 석탄이었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됐던 합의문 초안에는 ‘석탄의 단계적 퇴출과 화석연료 지원금 단계적 중단’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폐막을 며칠 앞두더니 이를 축소시키는 조항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각 나라의 지도자들은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사용을 멈추라 하거나 ‘비효율적인’ 지원금을 중단하자며 내용을 수정했다.

폐회식에서는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이 “빈곤국들은 여전히 빈곤 퇴치 문제를 겪고 있다”며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인 폐쇄보다 점차 줄이는 것으로 바꾸고 기후위기에 취약한 나라에 지원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 말에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대표적인 개발도상국은 지지를 보냈다.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은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인도 측의 의견이 들어간 합의문을 내놨다. 회의는 기후변화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개발도상국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에 화살을 돌리면서 정치적 이해 관계를 조율하지 못했다. 당장 심각한 상황에 놓인 피지, 버뮤다 등 섬나라 대표들은 “실망이다”라는 말을 내놨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를 통해 각 나라들은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멈추고 메탄 배출량30% 줄이자는 합의를 이뤄냈다. 글래스고 합의문은 지구 온도 상승폭 목표를 2015년 파리 협정에서 정해졌던 목표인 1.5도 이내로 유지했다. 하지만 석탄 발전의 폐지 아닌 단계적 감축으로는 이와 같은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지금 목표인 산업화 이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45%나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가 아니라 감축이 된 이상 목표에 이루기는 사실상 어렵다. BBC는 각 나라의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대로라면 지구온도 상승폭은 1.5도가 아닌 2.4도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에서는 환경보호, 뒤에서는 석탄발전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에너지가 강원 삼척에 짓고 있는 석탄발전소의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은 이번 COP26에서 파리협정을 준수하고 2050년까지 탈석탄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COP26에 참여해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을 2018년 대비 40%까지 줄이겠다”며 “2050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소의 문을 닫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어둡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석탄 발전은 사장되어 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에너지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1.8%를 석탄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강원도 삼척과 강릉에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세우고 있다.

COP26에서 석탄 발전 중단 감축으로 축소시킨 인도와 중국은 대표적인 석탄 생산 국가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은 전세계 전력의 약 30%를 생산한데다 이 중 60% 이상을 석탄으로 만들어냈다. 인도는 전체 전기 생산량의 72%를 석탄발전으로 만든다. 미국에서는 겨울이 되자 석탄 생산량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호주는 글래스고 합의문에 참여했음에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호주 석탄 산업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말을 해 전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았다.

지도자들 무책임 더 참을 수 없다… 거리로 나온 청년들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5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시위에서 연설하는 모습. 글래스고=AP 연합뉴스

COP26 회의는 실망스럽게 끝났지만 미래세대 활동가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있다. 그레타 툰베리는 COP26에 대해 “그린워싱(친환경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환경파괴를 유도하는 것) 축제로 전락했다”고 주장했고, 우간다의 환경운동가 바네사 나카테는 “세계 정상들이 책임을 지도록 우리가 유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인 멸종반란(Extinction Rebellion)은 COP26이 열렸던 글래스고에서 가두시위를 벌였고, 전 세계에서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일 홍대에서 COP26가 기후위기 대응에 실패했음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멸종반란 청년기후긴급행동 김현지 제공

영국 글래스고에서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에서 COP26의 기후위기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6일 환경보호단체 멸종반란한국(멸종반란)은 ‘COP26배 지구먹방대회’라는 이름의 시위를 개최해 각국 지도자들과 기업들의 진정성 없는 행동을 비판했다. 멸종반란은 이번 행사를 통해 “그린워싱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대기업과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한 한국 정부를 규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록 이권 다툼 속에 COP26이 모호하게 끝났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가고 있다.

한은진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