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임계치에 왔다” 위드코로나 일시중단 주장까지

위중증 612명으로 최대치
수도권 병실 부족 상태 이어져

서울 은평구 서울특별시립서북병원의 이동형 음압 병실. 연합뉴스

“거의 임계치에 달했어요. 의료진의 위기 의식은 최고조 상태입니다.”

이른바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25일 코로나19 중증 환자 병상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병상 수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수도권 내 상급종합병원 턱밑까지 차 올랐음을 보여준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3938명, 위중증은 612명 발생해 중증 환자는 처음으로 600명대를 기록했다.

서울아산병원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체 41개 중 29개가 찼다. 전날 저녁까지 37개가 사용 중이었으나 상황이 나아진 환자를 밤사이 다른 의료기관으로 긴급 전원해 그나마 여유 병상이 12개 생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언제 소진될지 알 수 없다. 보통 밤이나 오전 사이 비는 병상이 오후에 다시 차는 패턴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빅5 병원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병원은 38개 중 6개, 서울성모병원은 20개 중 2개, 삼성서울병원은 31개 중 2개의 코로나 중환자 병상만 남아있다. 세브란스병원은 36개 모두 찼다.

중소형 병원은 더 심각하다. 인천의 한 종합병원그룹 관계자는 “인천과 부천 2곳의 병원에 각각 18개, 16개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운영 중인데, 현재 풀 가동중이다. 이달 초부터 계속 이래왔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9%(695개 중 583개 사용)로 전날(83.7%)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수도권에 남은 중환자 병상은 서울 50개, 경기 47개, 인천 15개 등 총 112개다.

전문 의료진 확보 등의 이유로 추가 병상 확보도 쉽지 않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비코로나 중환자 치료를 위해 예비용으로 두는 ‘버퍼 병상(buffer bed)’까지 활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다른 질환 중환자 치료에 지장을 받는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의 경우 장기이식이나 암환자, 심혈관질환자 치료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백브리핑에서 “중환자실은 앞서 내린 행정명령 이상으로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정부는 준중증 환자 병상을 늘려 중환자 병상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국 69.4%, 수도권 83.3%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도권 만이라도 단계적 일상회복 진행을 잠시 중단하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주 전부터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60%를 넘기며 비상계획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금이라도 빨리 비상계획을 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지금 발동해도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은 3주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최소한 서울만이라도 서둘러 비상계획을 발동하고 공공기관만이라도 모임을 자제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비상계획 조치 발동 때를 이미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사적모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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