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윤창호법 위헌인가” 현직 법관, 헌재 결정 비판

경찰관이 음주단속을 하는 모습. 최현규 기자

“과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사고만 내지 않으면 다시 음주운전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은 아닌가?”

헌재가 2차례 이상 음주운전 적발 시 가중처벌케 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을 25일 위헌으로 결정하자 현직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 통신망에 비판 의견을 올렸다. A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글을 올려 헌재를 향해 “법적 안정성에 큰 혼란을 일으킨 것이 진정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전과자라는 낙인을 평생 가지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를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음주운전으로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결과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A부장판사는 음주운전 피해자가 음주운전 엄벌을 눈물로 탄원한 재판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날 재판 도중 이른바 ‘윤창호법’ 일부 조항이 단순위헌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황망했으며, 헌재의 결정을 찾아봤다고 했다. 그는 “당연히 합헌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위 법(윤창호법)을 그대로 적용해 재판을 진행했던 재판장으로서 과연 헌재의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A부장판사는 “음주운전은 살인행위와 같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시는 분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법원은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엄벌의 의지를 계속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단순위헌의 뒤처리는 순전히 법원과 검찰의 몫”이라고도 했다.

헌재는 이날 오후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중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범에 대한 시간적 기준 없이 획일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문제라는 판단이었다. 음주운전의 죄질과 유형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다만 “매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그 중 40% 가량은 음주운전 단속 경력이 있는 재범에 의한 것”이라는 반대의견도 있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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