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멈추면 안 되는 공장 억지로 세워 700∼800억원 손실”

영풍 석포제련소, “추운 날씨에 배관 얼어 조업 정상화에 상당 시간 소요될 듯”

업계에서는 이번 조업 정지로 인해 영풍이 최소 700억~8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 석포제련소 근로자들이 전해극판 입조 작업을 하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 제공

“365일 24시간 내내 멈추면 안 되는 공장을 억지로 세워 발생한 문제지요. 공장 가동을 정상화 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열흘 간의 조업 정지 처분을 이행하고 지난 18일부터 아연 생산을 재개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공장 정상화에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업 정지로 인해 영풍이 최소 700억~800억 원, 많게는 그 이상까지 상당한 규모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6일 영풍에 따르면 지난 18일 0시부터 조업 재개 이후 닷새가 지난 23일 기준 석포제련소의 아연 생산량은 하루 200~400톤 가량에 그치고 있다. 이는 평소 하루 아연 생산량인 1100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 세계 제련소 가운데 공장 가동을 멈춘 것은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인 만큼 조업 재개 과정에서 크고 작은 난관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안전에 중점을 두고 조업을 재개하다 보니 작업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조업 정상화를 서두르다 자칫 대형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극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영풍 관계자는 “우리 몸에 혈액이 순환하듯 1,2,3 공장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곳곳에 막힌 혈 때문에 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안전을 위해 각 설비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며 재가동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연 제련업은 거대한 설비와 수많은 배관으로 이뤄진 대규모 장치 산업이다.
아연 제련은 원료인 정광을 섭씨 900~950도 온도로 산화시켜 황을 분리하는 ‘배소’, 산화 아연을 용해액에 침출시켜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도 높은 아연 신액을 만드는 ‘조액’, 신액을 전기분해해 아연판을 만드는 ‘전해’, 아연판을 녹여 최종 생산품인 아연괴를 만드는 ‘주조’ 4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정은 조액과 전해로 알려졌다.
조액 공정에서는 거대한 침전조에 담긴 용해액의 온도를 약 섭씨 80도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가동을 중단하면서 배관 곳곳이 얼어붙었고, 설비 전체를 재가열하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액 공정에서 아연 신액 생산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다음 단계인 전해 공정에서 순도 높은 아연 판을 얻지 못하고 있고, 그 다음 공정인 주조에서도 아연 괴의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최초 공정인 배소에서도 정광의 투입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영풍 관계자는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멈추면 안 되는 공장을 억지로 세워 발생한 문제”라며 “양적인 면과 품질적인 면을 안정화 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은 조업 중단으로 인한 공식적인 손실액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조업 정지 기간 10일 및 가동 정상화 전까지 걸리는 기간을 포함해 아연 생산량이 약 2만 톤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아연 시세를 고려할 때 약 750억~800억 원 규모다.

영풍 관계자는 “조업 중단 전의 아연 생산 수준을 언제 회복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안전을 지키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공장 가동을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지난 8일 아연 로(爐)의 불을 끄고 10일 동안 제련소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 1970년부터 공장을 가동한 이후 5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북도가 물 환경보전법 위반을 이유로 석포제련소에 내린 조업 정지 20일 처분 가운데 절반인 10일은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최근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장은 “창사 이래 처음 맞는 조업 정지 10일 처분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잠시 작업을 멈추고 되돌아보며 새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봉화=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