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 뭐가 싫어요?” 2030세대 26명에게 비호감 이유 물었다

이재명…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형수 욕설’ 파일, 여배우(김부선) 스캔들
윤석열…전두환 옹호발언과 ‘개 사과’ 논란


2030세대의 대선 후보 비호감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젊은 표심을 잡기 위해 다양한 청년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2030세대는 이를 ‘우리’가 아닌 ‘그들’만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한국 갤럽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20·30대에서 각각 66%, 68%에 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20·30대에서 69%, 66%로 나타났다. 지난 3월 9~11일 조사에서 이 후보가 20·30대에서 각각 43%, 38%. 윤 후보가 각각 39%, 57%였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비호감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실제로 국민일보 인턴기자가 만난 26명의 20·30대 청년 중 88.5%가 이재명·윤석열 후보에 대한 비호감 의사를 내비쳤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형수 욕설’ 파일, 여배우(김부선) 스캔들 등에 관련된 답변이 많았다. 대학생 한모(21)씨는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이 욕설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물론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겠지만 훗날 대통령이 된 후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하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5)씨도 “페이스북에 ‘홍카단이 이재명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게시물을 공유했을 때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피크를 찍었다”고 답했다. 직장인 김모(30)씨 역시 “이 후보 사생활에 대한 루머가 너무 많이 떠돌아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이 후보의 사생활 이슈가 비호감을 느끼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저녁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게스트하우스 로즈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에 대해서는 대다수 청년이 전두환 옹호 발언과 SNS상에서의 ‘개 사과’ 논란에 실망했다고 답했다. 대학생 이모(22)씨는 “윤 후보가 SNS에 강아지와 사과 사진을 올린 사건을 보며 대선 후보자로서의 품격과 자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학생 박모(23)씨도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듣고 사회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문제임에도 가볍게 얘기하는 모습에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두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이어졌다. 두 후보를 생각했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포퓰리스트’, ‘아수라 황정민’, ‘독불장군’, ‘조폭’ 등이 나왔고 윤 후보에 대해서는 ‘배신자’, ‘황교안’, ‘바지 대통령’, ‘미신’ 등의 답변이 나왔다.

대학원생 최모(26)씨는 “이 후보는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특정 이슈에 대한 토론과 설득의 과정 없이 막 밀어붙일 것 같다”며 “정책과 법안은 날치기로 통과시켜도 된다고 말했던 점을 보면 포퓰리스트의 단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황교안처럼 시류에 떠밀려 정치를 시작한 검사 느낌이라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김모(34)씨도 “이 후보를 떠올렸을 때 굉장히 강하고 단호한, 고집 있는 이미지가 떠오른다”면서 “윤 후보는 토론회 때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리고 나타나 그 뒤로도 윤 후보하면 미신이 생각난다”고 답했다.

다만 2030세대들 모두 대선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와는 별개로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의 권리를 성실히 행사하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주로 비호감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견과 두 후보가 거대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차악을 택해서 뽑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먼저 비호감 후보에겐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학생 양모(23)씨는 “비호감 후보를 제외하고 다른 후보를 뽑을 것 같다”며 “사표를 감안하더라도 소수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원생 최모(26)씨도 “거대정당 후보는 거액의 현금지원과 주택 공급계획을 약속하는데 실현 가능성이 떨어져 보인다”면서 “과거의 후보들과 차별화된 정책이 안 보이기 때문에 소수정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22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비호감이지만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대학생 장모(22)씨는 “비호감이지만 차악을 선택해 뽑을 것”이라며 “내 투표권이 사표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거대정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직장인 박모(33)씨는 “정치에 있어 ‘파워(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신뢰가 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안철수나 심상정이 믿을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황모(34)씨도 “대체 후보의 능력과 영향력이 윤·이 후보보다 부족하므로 거대정당 후보들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2030 세대들이 후보를 선택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들은 여러 기준을 제시하면서도 그중에서 ‘정책’과 ‘도덕성’을 제일 중요한 기준으로 내세웠다.

직장인 주모(36)씨는 “대통령 중에서 리더의 역량이 국가의 역량이라 정책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며 “동시에 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리더의 도덕성이 동반되지 않으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7)씨 역시 “정책과 도덕성이 잘 융화되는 후보로 찾아볼 것”이라며 “일은 잘하지만, 도덕성이 결여되면 결국 문제가 생기고 도덕성은 좋지만, 정책이 나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외에도 후보의 정당과 가치를 중요하게 고려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당이 후보자 선택 기준이라고 답한 대학생 이모(22)씨는 “대통령이 중요한 위치에 있긴 하지만 대통령이 된다면 그 정당이 여당이 될 것이고 더 많은 분야에서 그들이 원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기 때문에 청년들과 미래사회에 더 도움이 될 만한 정당을 보고 뽑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후보자의 가치와 도덕성을 중요시한다고 밝힌 대학생 남궁모(25)씨는 “정책은 가치를 따라가고,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의 공정함과 국가원수가 지녀야 할 책임감은 도덕성을 통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혜진 인턴기자,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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