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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뮤지컬의 아이콘’ 스티븐 손드하임 별세

작곡가 겸 작사가로 활약… ‘어쌔씬’ ‘스위니 토드’ 등 여러 수작 남겨

미국 뮤지컬계의 거장인 작곡가 겸 작사가 스티븐 손드하임이 지난 2004년 미국 터프츠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뮤지컬의 아이콘’ 스티븐 손드하임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록스베리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

손드하임의 변호사이자 친구인 F.리처드 파파스는 “손드하임이 코네티컷주 록스베리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언론에 밝혔다. 파파스는 “손드하임의 병세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갑작스러운 죽음”이라고 덧붙였다. 손드하임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자택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드하임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곡가이자 작사가다. 27살 때인 1957년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작사가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한 그는 뮤지컬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예술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확실히 보여줬다. 뮤지컬에서 음악을 대본의 일부로 생각한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노래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어쌔씬’ ‘스위니 토드’ ‘컴퍼니’ ‘태평양 서곡’ ‘폴리스’ ‘리틀 나이트 뮤직’ 등으로 그동안 토니상(공로상 포함) 9개, 그래미상 8개, 아카데미상 1개, 퓰리처상 1개 등을 수상했다. 2015년 미국 민간인 최고의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으며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에는 그의 업적을 기려 그의 이름을 딴 극장이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부고를 전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의 길을 모색한 손드하임은 20세기 후반 극장가에서 가장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작곡가 겸 음악가”면서 “미국 뮤지컬의 기준을 수립했다”고 평가다. 또 영국 가디언은 “손드하임은 모험적이지 않은 가족 오락거리로 여겨지던 뮤지컬의 위상을 높였다”면서 “작품을 통해 어른들의 복잡한 문제를 탐구했다”고 전했다.

별세한 작곡가 겸 작사가 스티븐 손드하임을 추모하는 사진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스티븐 손드하임 시어터 밖에 놓여져 있다. 스티븐 손드하임 시어터는 손드하임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명명된 극장이다. AFP

1930년 뉴욕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9살 때 제롬 컨 작곡·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 대본 및 작사 뮤지컬 ‘5월치고는 매우 따뜻하다(Very warm for May)’을 보고 뮤지컬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미래에 브로드웨이에서 연출가 겸 프로듀서가 되는 제임스 해머스타인과 10살 때 학교에서 만나 친구가 됐는데, 제임스의 아버지는 브로드웨이의 스타 작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였다. 앞서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살았던 그에게 해머스타인 2세는 삶과 예술에 있어서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멘토가 됐다.

그는 원래 1954년 작곡과 작사를 맡은 뮤지컬 ‘토요일 밤’으로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프로듀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공연이 연기됐다. 이후 3년 뒤 공식 데뷔작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와 1959년 뮤지컬 ‘집시’에서 작사가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1962년 작곡과 작사를 모두 맡은 ‘포럼으로 가는 길에 생긴 웃긴 일’로 토니상 작품상을 받으면서 천재적 재능을 뽐냈다. 그리고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컴퍼니’(1970), ‘폴리스’(1971), ‘리틀 나이트 뮤직’(1973), ‘태평양 서곡’(1976), ‘스위니 토드’(1979), ‘메릴리 윌 롤롱’(1981), ‘선데이 인 더 파크 위드 조지’(1984), ‘인투 더 우즈’(1990), ‘어쌔씬’(1994) 등 독창적인 작품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한편 손드하임의 별세 소식에 문화계에서는 애도가 이어졌다. 영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손드하임은 우리 시대 뮤지컬 거인”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는 “극장은 가장 위대한 천재 중 한 명을 잃었고, 세계는 가장 위대하고 독창적인 작가 중 한 명을 잃었다. 하지만 스티븐 손드하임의 명석함은 그의 전설적인 노래와 쇼가 영원히 공연될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극장에 있을 것이다”라고 애도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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