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료 블랙리스트 작성 前 MBC 기자 해고 정당”

자료이미지. 국민일보DB

동료 기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문건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前 MBC 카메라 기자가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냈으나 파기환송 끝에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5부(부장판사 이숙연)는 카메라 기자 A씨가 MBC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등 청구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대법원을 거쳐 파기환송 되기 전 1심과 같은 결과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2017년 8월 회사 내부 직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됐고 인사상 불이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MBC는 특별감사를 벌인 뒤 A씨를 문건 작성자 중 하나로 지목해 이듬해 5월 해고했다. 이에 A씨는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MBC가 내세운 해고 사유는 블랙리스트 및 블랙리스트가 반영된 인사안을 작성해 복무질서를 어지럽게 한 점, 문건에 기초해 ‘인사이동안’을 작성해 인사권자에게 보고함으로써 부당노동행위에 가담한 점, 문건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 명예훼손죄·모욕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 등이었다.

1심은 A씨가 3건의 해고 사유 중 복무질서를 어지럽게 한 점, 명예훼손이나 모욕 행위를 한 점 등 두 건의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A씨가 문건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징계 사유를 인정할 수 없고, 나머지 한 건의 사유 만으로 해고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해고를 취소하도록 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A씨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것이 항소심 판결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문건 공유를 징계 사유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항소심이 징계 사유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사건을 재차 서울고법에 돌려보냈고, 이어진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MBC의 손을 들어줬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MBC 인사위원회는 취업규칙을 해고처분의 근거로 삼으면서 비위행위를 특정·평가하기 위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표현했을 뿐, 비위행위가 민법상 불법행위나 형법상 범죄를 구성한다는 데 징계의 근거를 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더라도 취업규칙에 따른 징계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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