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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 맞서 힘 합치는 중·러

중·러 대사, 美 외교안보 전문지에 기고
“냉전적 사고, 새로운 분열 조장”
항공우주·원자력 등으로 공조·협력 확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화상 회담을 하고 있다. 양국 국방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도에 따라 신시대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중국과 러시아가 보란 듯이 결속을 다지고 있다.

2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주재 친강 중국 대사과 아나톨리 안토노프 러시아 대사는 최근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공동으로 실은 글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로 새로운 분열을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판단하는 기준은 국민이 국가 운영에 참여할 권리가 있는지 국민의 요구가 응답과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투표할 때만 깨어나고 투표가 끝나면 휴면기에 들어가는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은 선거권이 있고 각급 인민대표대회를 통해 국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역시 민주 연방제의 법치 국가로 공화정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 대사는 “각국은 다른 나라에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고 자국 일을 잘 처리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앞서 미 국무부는 다음 달 9~10일 화상으로 개최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된 110개국 명단을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있는 대만,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등이 포함됐다. 미국의 우방이지만 전제 군주정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권위주의 정권이 통치하는 이집트 등은 빠졌다.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중국과 러시아의 세력 확장에 맞서 미국 동맹과 파트너를 규합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유독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민주주의는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며 한 나라가 민주적인지 아닌지는 그 나라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과의 화상 회담에서도 “미국이 민주주의 깃발을 들고 비민주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과 헝가리 역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 핵 합의 복원(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협상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항공우주, 원자력, 디지털 경제 등에서도 공조·협력하고 있다. 지난 26일 중·러 과학기술 혁신의 해 폐막식 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각각 축하 서신을 보내 밀월을 과시하기도 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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