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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이냐, 기본권이냐… 경찰과 민주노총의 신경전은 계속된다

방역 수칙 상 불법집회 규정한 경찰
집회 신고→금지통보→강행→수사 반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27일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방침에 따라 집회 시위를 최대 499명까지 허용하고 있지만 대규모 집회에 나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경찰 간 실랑이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방역지침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수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고 있고, 그때마다 경찰과 서울시는 집회 금지통보를 내리고 불법 시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일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1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경찰과 서울시는 집회 신고 인원이 499명을 초과한다며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접종완료자, PCR(유전자증폭)검사 결과 음성인 이들만 참여하는 경우에 499명까지 허용된다.

민주노총은 이에 반발해 집회 금지통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했지만, 서울행정법원도 이를 기각했다. 법원도 경찰과 서울시의 금지 판단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27일 대규모 집회를 기습 강행했다. 집회 1시간 전 집결지를 여의도로 공지하자 여의도에는 1만명 규모의 참가자들이 몰려들었다. 국회 인근에서 한때 교통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2주 전인 지난 13일에도 민주노총은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사거리 일대에서 기습적으로 2만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를 강행했다. 당시 민주노총은 499명씩 70m 거리를 두고 20개 단위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집회 신고상 전체 규모는 1만명 수준이었다. 경찰과 서울시는 이를 ‘쪼개기 불법집회’로 판단하고 금지 통보했다.

서울경찰청 불법시위 수사본부는 민주노총의 지속적인 불법집회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7일 불법시위를 주최한 혐의로 민주노총 지도부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기조 속에서 집회 시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보다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장 자문기구인 경찰청 인권위원회도 최근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감안해도 집회·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경찰청장에게 표명했다. 당시 경찰청 인권위는 “경찰청장은 집회 주최 측이 참여자들의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를 약속하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뒷받침할 경우 집회·시위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정부의 방역 수칙대로 집회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또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0명대를 넘나들고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방역 당국의 고심도 더욱 커져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방역과 기본권을 둘러싼 경찰과 민주노총의 신경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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