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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8.5억, 화성 7억…송영길표 ‘누구나집’도 고분양가 논란

‘집값 고점’이라면서
13년 후 21% 상승 가정 분양가
분양 여부 선택 가능한 건 장점


무주택 가구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10년간 살다가 사전 확정한 분양가로 주택을 분양받는 ‘누구나집’ 사업이 시작부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과 인접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30평형대 기준 8억원 넘는 분양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10여년 뒤 집값이 현재보다 상승한다고 가정할 때에는 저렴한 분양가가 될 수 있지만, 최근 정부·여당이 연일 ‘집값 고점론’을 주장한 것과는 온도 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경기 화성능동과 의왕초평, 인천검단 등 누구나집 6개 사업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계룡건설컨소시엄 등 5개 업체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누구나집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정부에 제안한 사업으로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의 임대료로 10년간 거주하고, 그 후에 미리 확정한 분양가로 분양을 받을 수 있는 분양가확정 분양전환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문제는 분양가다. 국토부가 공개한 사업대상지 세부 계획에 따르면 제일건설 컨소시엄이 짓는 의왕초평 A2지구의 전용면적 84㎡의 확정분양가는 8억5000만원이다. 앞서 국토부가 사전청약 물량으로 내놓은 과천주암지구에서 8억8460만원(전용 84㎡)의 분양가가 나온 데 이어 중도금 대출 금지선에 육박하는 분양가가 잇달아 나온 것이다.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공급할 화성능동 A1지구 역시 전용 84㎡ 기준 확정분양가가 7억400만원으로 나타났다. 과천주암이나 성남 복정(6억7600만원), 성남 신촌(6억8268만원) 등 공공택지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지역은 직선거리로 서울에서 3㎞도 안 떨어진 초근접지역이지만, 화성능동이나 의왕초평은 서울에서 직선거리로 10㎞ 이상 떨어진 지역이다. 그나마 의왕초평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정차역인 의왕역 인근이지만, 화성능동은 GTX 노선과도 거리가 있다.

의왕초평과 화성능동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도 비싸다. 화성 능동지구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서동탄파크자이2차 아파트(2018년 입주) 전용 84㎡는 지난 9월 6월98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었다. 의왕초평지구 인근 의왕역센트럴시티 아파트(2010년 입주) 전용 84㎡ 역시 올해 들어 7억5000만원에 거래된 게 최고가다.

다만 누구나집의 분양가는 당장 내는 게 아니라 10여년 후 낸다는 점에서 현재 기준만으로 평가하기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임차로 거주하면서 목돈을 모아 분양가를 낼 수 있고, 분양 시점에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전청약보다는 실수요자의 운신 폭이 넓다는 부분도 장점이다.

국토부는 사업자 공모 시점인 지난 9월 감정가를 기준으로 분양 시점을 13년으로 가정하고 그때까지 연평균 집값 상승률이 최대 1.5% 상승한다고 가정해 분양가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대로면 13년 뒤 지금보다 최대 21.4% 상승한다고 가정한 셈이다.

다만 이런 계산이 최근 정부·여당이 견지해온 집값 고점론과는 확연히 다르단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부동산 가격 폭락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값이 확실히 조정 국면에 들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10년 뒤 부동산 시세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하려다 보니 정부 스스로도 스텝이 꼬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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