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도 하고 OTT도 보고…코로나19가 키운 ‘고급 세컨 TV’

LG전자 48형 올레드 TV. LG전자 제공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이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TV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거실용 TV보다 크기는 작지만 고화질·고성능을 앞세운 ‘고급 세컨 TV’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고급 세컨 TV로 가장 각광받는 크기는 48형(120㎝)과 50형(125㎝)이다. 이 크기는 한때 TV 시장에서 주류였지만, 최근 TV 시장이 60형을 넘어 70형 이상으로 재편되면서 밀려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집에서 영화를 보고 게임을 즐기는 일이 잦아졌고, 가족 구성원이 각자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면서 틈새 시장이 생겼다. 방에 두고 PC 모니터 겸용으로 쓰거나 게임용으로 쓰기에는 48형과 50형은 충분히 크기 때문이다.

LG전자 48형 올레드 TV의 성공은 고급 세컨 TV 시장이 성장세임을 웅변한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3분기에 48형 올레드 TV 26만8000대를 출하했다. 첫 출시한 지난해 2분기 대비 26배 늘어난 수치다. 내년 4분기에는 38만3000대까지 뛸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품은 올레드 TV 특유의 명암비와 선명한 화질을 갖춘 데다, 게임에 최적화된 사양을 갖췄다. 4K 화질에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AMD 라데온 프리싱크 등 그래픽카드 특화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세컨 TV 수요는 미국 유럽에서 많았다. 한국에서는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다. LG전자는 원래 48형 올레드 TV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 없었다.

이 제품은 올레드 8.5세대 기판에서 77형을 2개 만들고 남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세컨 TV 수요가 있는 해외시장 공략용으로 내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게이밍 TV 등 세컨 TV 수요가 창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G전자는 내년 올레드 TV 라인업에 42형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스마트모니터 M7 43형.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50형 네오 QLED TV와 43형 스마트 모니터 M7도 세컨 TV 수요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QLED TV만 50형 제품을 출시했는데, 올해는 고급형 네오 QLED도 내놓았다.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금액기준) 성장했다.

국내에 출시된 모니터 중 가장 큰 사이즈인 43형 스마트모니터 M7도 큰 인기를 끌었다. 모니터 본연의 기능에 스마트 TV 기능을 더해 PC 없이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이용하거나 노트북,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는 지난해 12월 선을 보인 이후 올해 10월까지 10만대 이상 팔리며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TV업계 관계자는 “43~50형 TV는 보통 쓰는 모니터보다 크기 때문에 업그레이드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서 “OTT, 게임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관련 TV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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