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코스피 의외네… 한국 ‘블랙먼데이’ 선방한 이유

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2909.32로 마감한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습격에도 29일 한국 증시가 선방했다. 지난주 말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2~4%대 급락한 상황에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0.92% 하락 마감했다. 과거 변이 사례를 경험한 투자자들의 학습 효과와 기관의 매수세가 증시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위력을 아직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오미크론 우려에 1% 넘게 떨어지며 한때 2890선에 닿았지만 차츰 낙폭을 줄여 2909.3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6일 해외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후 주말 동안 오미크론 충격이 유럽과 북미 증시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장에도 ‘블랙 먼데이’가 찾아올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지만 기우로 끝났다. 코스닥도 1.35% 하락한 992.34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가 예상보다 선방한 가장 큰 이유는 기관의 강한 매수세다. 이날 기관은 71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446억원어치를 샀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잇따라 각국에서 발견되며 불안이 증폭돼 매수세가 반등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금융 등 크게 떨어진 업종을 중심으로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변이 바이러스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학습 효과를 갖춰 대응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미크론이 처음 알려진 지난주에는 일단 보수적으로 대응했지만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버티기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알파(영국형) 변이가 등장했을 때 코스피는 고점 대비 최대 7%가량 하락했지만 같은 해 12월 감마(브라질) 변이 출현 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백신과 치료제가 계속 공급되고 접종자가 늘어나는 것은 오미크론의 충격을 둔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용 가능한 백신과 치료법이 있고 접종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는 (코로나19) 위협에 더 잘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해외 증시와 함께 급락했던 암호화폐도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주 5만3000달러 선까지 하루 만에 9% 넘게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이날 5만7000달러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오미크론의 파급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함부로 증시 회복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 만약 변이가 전 세계로 확산된다면 국경 봉쇄와 공장 폐쇄, 공급망 병목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봉쇄가 확산되면 공급망 병목 이슈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와 각국 정부의 대응책을 살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기 전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는 셈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의 재감염성 여부를 판단하려면 2주의 시간이 걸린다.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가능성, 거리두기 정책의 강화 여부도 확인이 필요하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보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상황별 시장안정 조치를 더 꼼꼼히 점검하고 필요시 관계 기관과 함께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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