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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에 기댄 ‘특별방역’…‘매우 위험’에도 거리두기 강화는 빠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마친 뒤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방역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청장. 연합뉴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로의 전환을 미루고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 확대를 골자로 한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확진자와 중환자·사망자가 동반 급증한 데 따른 결정이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또 다른 고비를 맞고 있다”며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의 방점은 백신 추가 접종에 찍혔다. 문 대통령은 “급선무는 3차 접종을 조기에 완료하는 것”이라며 “3차 접종까지 맞아야만 접종이 완료되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 6개월이었던 추가 접종 간격을 5개월로 당기고 대상을 만 18~49세 성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 20일부터 ‘방역 패스’에 6개월의 유효기간도 둔다.

다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축소하는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위원회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자문했으나 이날 발표에선 이 같은 내용이 빠졌다. 문 대통령은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재택치료 강화, 병상 확충 등 여타 조치는 이미 발표됐거나 원론적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문제는 최근 유행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없이 백신만으로 잡기 어려운 규모까지 커졌다는 데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1~27일 전국의 주간 코로나19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신규 확진과 감염재생산지수 등 대부분의 방역 지표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가장 큰 요인으론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꼽혔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6.9%였다. 병상 배정 대기자는 1149명으로 닷새째 1000명을 넘겼다. 방대본은 이날 “추가적인 일상화 단계 이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부 양상을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최근 유행의 핵심 원인 중 하나가 개인 간 접촉인데, 이를 줄일 대책이 실종됐다. 올해 1월 전체 확진 사례의 42.5%를 차지했던 지역 집단발생은 이달 들어 18.8%까지 줄어든 반면, 선행 확진자와의 소규모 접촉을 통한 전파는 같은 기간 34.6%에서 47.5%로 늘었다.

정부도 이날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 “시설 중심의 관리대책 효과가 낮아지고 있어 광범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는 확산세를 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사적 모임 제한 강화 및 방역 패스 적용 대상 확대 등 적극적 억제책은 사회적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미뤘다.

당분간 확진자 및 사망자는 늘 가능성이 크다. 고령층 대상 추가 접종도 본격적인 효과를 내기엔 갈 길이 멀다. 연내 추가접종을 완료하더라도 면역 형성에 2주가량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5주간 사망자의 95%가 60대 이상이었던 데 반해 지난주까지 60대 이상의 추가 접종 완료율은 12.2%에 그쳤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정부는 일단 버텨보라는 것”이라며 “1,2주 뒤에도 상황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 등) 인구집단에 대한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모 박세환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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