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민심잡기 다급한 민주당…“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도 검토”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완화에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안까지 꺼내 들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표심을 얻기 위해 부동산 관련 세제 정책을 뒤집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 인하를 당 차원에서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입장에 대해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보유세가 올라간 상황에서 집을 팔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내놓을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성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MBC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다주택자의 양도세는 일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양도세 등 부동산 거래세 완화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9일 광주에서 열린 선대위회의에서 “전 세계적 추세를 따라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올려 부동산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언급한 대대적 주택공급 방안과 관련해 김포공항 부지 활용안과 수도권 전철 경인선 지하화 방안, 용산공원 부지 등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문재인정부 4년 내내 이어온 ‘부동산 불로소득 원천 봉쇄’ 기조를 집권 여당이 일시에 완화하는 것은 내년 대선을 의식한 정책 전환이다.

종부세와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부담이 대선 쟁점으로 부상하자 기존 태도를 바꿔 부동산 관련 세부담 완화를 빠르게 추진하는 모양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부동산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지난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느냐”며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완화했지만 이걸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종부세에 이어 양도세까지 깎아주는 부동산 정책 시그널을 계속적으로 발산하는 데 대한 당내 반발도 거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부동산 시장이 간신히 매도 우위로 돌아서서 하향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는데, 여당이 1주택자도 아닌 다주택자의 양도세 완화 정책을 꺼내들면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하겠느냐”며 “종부세 위력이 이제 좀 발휘되려 하는데 거가에 찬물을 제대로 끼얹는 격”이라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의원도 “양도세 때문에 집을 못 파는 다주택자가 많아봐야 몇 만명 수준 아니겠느냐”면서 “이재명 후보가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며 부당이익완전환수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여당이 불로소득보장법을 만들겠다고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재위가 이 법안을 공포일로부터 시행키로 함에 따라 법안이 공포될 예정인 내달 중순 이후에는 시가 12억원 이하 주택 거래시 양도세를 내지 않게 될 전망이다.

기재위는 또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2023년으로 1년 연기하는 법안도 의결했다.

당초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의 양도나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할 예정이었으나 국회 결정에 따라 과세 시기가 늦춰졌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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