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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찰개혁위원 “경찰 면책규정 도입, 생뚱맞다”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1월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흉기난동 사건’의 여파로 경찰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의 형사책임을 감면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 입법이 가속화되자 전 경찰개혁위원 출신 변호사가 “생뚱맞은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경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찰의 면책규정 도입을 두고 “적절치 않다”며 “현재 경찰의 부적절한 경찰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경찰의 책임을 감면해주는 이런 법이 왜 지금 통과돼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을 마치 규정의 불비나 경찰관들이 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있어서 발생한 것처럼 국민을 오해하게 만들거나 호도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천 흉기난동 사건’은 경찰의 면책규정과는 큰 관계가 없다고 언급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은 경찰이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타인의 생명, 신체, 재산상 피해를 줬을 때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가 없으면 형사책임을 경감하거나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1월 29일 경찰직무집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앞서 진교훈 경찰청 차장은 지난 11월 25일 행안위 법안심사소위 회의에서 “경찰이 다양하고 변화되는 치안 현장 속에서 신속하게 판단을 내릴 때 경과실 같은 부분이 반드시 있을 수 있다”며 “경찰관 직무직행법에 별도의 감면규정을 두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11월 25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경찰서 앞에서 취재진에게 방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 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은 지난 11월 15일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연합뉴스

이에 양 변호사는 “의미가 없는 법”이라며 “법률적으로도 경찰관이 정당한 공무집행을 하게 되면 정당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는 형법상 정당행위 조항을 의미하는 것이다. 경찰은 이 규정에 따라 적법한 직무수행을 했다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아울러 양 변호사는 “부당한 공무집행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손해배상이나 형사책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검찰이나 법원은 경찰관이 부당한 공무집행을 했더라도 형사책임을 묻는 경우가 거의 없고, 민사책임은 경찰 법률보험이 몇 년 전부터 도입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얼마 전에도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개정하면서 민형사상 책임 문제가 되는 소송을 경찰공무원이 수행해야 하는 경우 국가가 소송비용을 지원해주는 규정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애초에 너무 광범위하게 경찰을 면책시키는 방식, 경찰이 형사책임을 지는 경우도 사실 거의 없었는데 그것마저 감면시킬 수 있다, 감면해줘야지 경찰이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그런 접근 자체가 우리나라 경찰권 행사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 상황에 대한 부적절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양 변호사는 앞서 인천 사건 당시 현장을 이탈한 경찰관 두 명이 해임된 것에 대해서는 “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찰 활동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불가피하지 않나 싶다”면서도 “개인도 책임져야 하지만 마치 그 사람만 해임시키면 되는 것처럼 혹시 문제가 조금 축소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경찰관이 현장에서 대응을 적절하게 못한 원인은 교육훈련이 제대로 안 된 것도 원인인데, 개인만 책임지는 방식으로 문제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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