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0개월 된 동거녀의 딸을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하늘에 있는 아이와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1일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유석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양모(29)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반사회적 범죄 행위를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게는 아동학대 살해와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가 적용됐다.

양씨와 함께 사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친모 정모(26)씨의 변호인은 “(정씨가) 양씨의 지시를 거절하기 어려운 심리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성적 노예로 삼고 시체 유기 범행에 가담하게 만드는 등 어떻게 보면 양씨 범행의 피해자였던 부분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양씨에게 사형을, 정씨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또 양씨에게 15년의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4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간 아동관련기관 등 취업 제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 공개 명령 등을 명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공판검사는 “자신의 성 욕구 충족을 위해 20개월 여아를 강간하고 살해한 뒤 태연하게 친구를 만나 유흥도 즐겼다”며 “동물에게도 못할 범행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극단적으로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드러냈다”고 질타했다.

양씨는 지난 6월 15일 새벽 술에 취한 채 주거지에서 아이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으로 수십 차례 때리고 발로 수십 차례 짓밟는 등 1시간가량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양씨와 함께 숨진 아이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화장실에 숨겨뒀다. 시신은 7월 9일에 발견됐다.

검찰은 양씨가 학대 살해 전에 아이를 강간하거나 강제 추행한 것으로 확인했다. 사체은닉 뒤 양씨는 정씨와 아이의 행방을 묻는 정씨의 모친에게 “한번 하고 싶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에는 현재 양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 등이 700여건 접수됐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원 등 시민들의 피켓 시위도 4개월 넘게 진행 중이다. 선고는 오는 22일 오후 2시에 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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