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모험구매’ 즐기는 MZ세대, 편의점 판을 뒤집다

모델이 CU의 신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에서 ‘신상’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그 중심에 ‘모험 구매’를 즐기는 MZ세대가 있다. 소수의 스테디셀러가 매출 대부분을 올려주는 기존 공식은 깨졌다. MZ세대가 판을 뒤집은 것이다. 편의점이 신상품의 흥행 가능성을 시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신상품 출시경쟁도 뜨겁게 달라올랐다.

CU는 최근 10년간 전체 매출에서 출시 1년 이내 신상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과거 5년(2012~2016년) 동안은 1년 이내 신상품의 매출 비중이 13.7%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5년(2017년~2021년)은 18.3%로 증가했다. 편의점 고객 5명 중 1명은 신상품을 사는 셈이다.

신상품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CU 관계자는 “평소 익숙한 제품 대신 이전까지 접하지 못한 새로운 제품에 대한 ‘모험 구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MZ세대에선 꼭 사지 않더라도 어떤 신상품이 나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편의점을 들르는 일종의 소비현상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CU의 신상품 구매 연령대를 보면 20대(41.4%)와 30대(35.5%)가 76.9%나 된다. 40대는 14.0%, 10대는 5.6%, 50대 이상은 3.5% 등이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상품은 바람을 타고 4050대 중장년층까지 확산하는 경향도 보인다.

‘신상’ ‘모험 구매’라는 현상은 편의점 상품의 매출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신상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스테디셀러를 축으로 하는 파레토 법칙(2대 8 법칙, 높은 인지도와 오랜 판매 이력을 가진 스테디셀러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책임진다는 업계 관행)은 깨졌다.

그동안 편의점은 소형 유통채널이라는 태생적 특성 때문에 스테디셀러로 매출이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상품으로 매출이 분산되고 있다. CU에서 과거 5년 동안 전체 매출의 80%를 830여개 제품이 차지했다면, 최근 5년간 전체 매출의 80%를 책임진 제품은 1000여개로 20.5% 증가했다.

신상품의 흥행은 점포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CU에서 지난 3분기 마진율이 적은 담배의 매출 구성비는 지난해 40.1%에서 올해 38.4%로 떨어졌다. 반면 주류, 스낵, 유제품 등 가공식품 매출 구성비는 41.4%에서 44.3%로 늘었다.

왼쪽부터 GS25의 '엔분의일단팥빵', 이마트24의 ‘매워죽까스샌드위치’, 세븐일레븐의 ‘바프허니버터팝콘’. 각사 제공

여기에다 편의점이 식음료업계 ‘테스트 베드’로 떠오르면서 신상품 출시경쟁이 치열하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월평균 250개의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월평균 150개 정도였던 2017년보다 66.6%나 뛰었다. CU도 일주일에 50여개, 1년에 2000여개의 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주 평균 30개 수준이었다.

편의점 업계는 신상품 발굴을 위해 아예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리기도 한다. 이마트24의 ‘딜리셔스 비밀탐험대’는 MZ세대의 ‘맵부심(매운맛을 잘 먹는 자부심)’을 겨냥해 전 세계 편의점 음식 중 가장 매운맛 제품을 내놓았다. GS25의 ‘갓생기획’은 MZ세대의 공평하게 나누려는 트렌드를 상품에 적용해 ‘엔분의일단팥빵’을 출시하기도 했다. 갓생기획 상품의 연령별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20대가 34%, 30대는 29%, 10대는 28% 분포를 보였다.

CU 관계자는 “매출에서 신상품 인기가 증명되니, 점주들도 신상품이 나오면 인기 있을 만한 것을 먼저 찾는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고객이 신상품 발주를 부탁하는 사례가 잦아 미리 파악해서 들여놓거나, 직접 SNS에 신상품 리뷰를 올리며 홍보하는 점주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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