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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도, 제약사도 러시… 화장품이 ‘핫플’로 떠오른 이유

본업과 시너지 낮으면 부작용 우려도 커
“바이오와 협력으로 새로운 화장품 개발 긍정적”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힐러비는 자사 첫 뷰티 브랜드 'V&A'를 지난달 13일 정식 출시했다. 넷마블 제공

게임 회사 넷마블의 뷰티·헬스 전문 자회사 넷마블힐러비는 지난달 13일 첫 화장품 브랜드 ‘V&A 뷰티’를 정식으로 선보였다.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V&A)과 단독으로 ‘글로벌 뷰티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내놓은 브랜드다. 넷마블은 IT 기술력을 융합해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티·헬스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출한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넷마블 뿐 아니다. 화장품 시장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게임, 의류, 제약사, 문구업체 등이 새로운 사업으로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화장품 시장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성장성에 있다. 온라인·비대면 유통이 날개를 달아줬다. 공장이 없어도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분업구조가 탄탄해 진입 장벽도 낮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본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 되레 본업을 위협하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한 화장품 책임판매 업체는 1만9750곳에 이른다. 전년(1만5707곳) 대비 25%가량 늘어난 숫자다.

화장품 판매업체가 폭발적으로 느는 건 성장성이 커서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며 유통 부담도 적어졌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세계 화장품 시장은 4203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유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라이브 커머스 활용 등으로 2024년에 5263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약회사들은 기존 의약품의 기술을 바탕으로 ‘더마 코스메틱’ 시장을 활발하게 키우고 있다. ‘후시딘’을 보유한 동화약품은 지난달 후시딘 성분과 동일 유래 성분으로 만든 기능성 화장품 ‘후시드 크림’을 출시했다. 차병원그룹 계열사 차바이오F&C는 지난 8월 바이오 더마 코스매틱 브랜드 ‘차바이오랩’을 론칭했다.

의류회사도 뛰어든다.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내놓은 립틴트는 최근 12만개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패션브랜드 스타일난다는 2009년 코스메틱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를 출시해 성공 궤도에 올려놓았다.

유통업계, 문구업계도 넘보고 있다. 최근 현대백화점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 신세계백화점은 ‘뽀아레’를 선보였다. 문구업체 모나미와 바른손도 올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바른손은 지난해 국산화장품 판매 플랫폼인 ‘졸스’를 흡수 합병했다. 졸스는 국산 화장품 브랜드 250여개의 3만여종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유통한다.

이들이 화장품 시장에 잇따라 손을 뻗는 건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 있어서다. 대기업처럼 자체 연구·개발 조직이나 제조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화장품 생산이 가능한 분업구조다.

그러나 들어오기 쉬워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장품 업계에선 진입 자체는 쉬울 수 있지만 브랜드를 만들고 충성고객을 만들어 지속하는 건 다른 차원이라고 진단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계에서 장기적으로 중요한 건 브랜드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인데, 다른 업종에서 진입한 경우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례가 많지 않아 보인다”면서 “산업군에 대한 신뢰나 연구·개발 노력 등이 담보되지 않으면 신뢰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ODM 시스템이 잘 마련돼 있어 대기업처럼 연구소나 공장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개발·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판로만 갖고 있으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서 “특히 동남아시아 등 한국 문화가 인기 있는 시장 위주로 화장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바이오 등 다른 업계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화장품으로 발전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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