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 “건강세 부과 찬성”…게임세 가장 높아

건강세 국민인식도 조사, 74.2% 찬성

80.2% “건보료 인상보다 건강세 선호”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비만, 게임중독, 흡연, 음주 등 건강 위해를 유발하는 기업에 소비자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으로써 이른바 ‘건강세’를 부과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8명은 건강보험료 인상보다 건강세 부과를 선호했다.

건강위해 제품과 서비스에 비만세, 설탕세, 게임세 같은 건강세 부과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확인됨에 따라 향후 국회나 학계에서 건강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현재 국회에는 설탕세 부과에 대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설탕세나 비만세는 전세계 40여개국이 도입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윤영호 교수는 한국건강학회 등과 함께 한국리서치와 케이스탯을 통해 19세 이상 일반국민 1000명과 150개 기업의 노·사측 각 1명씩 300명을 대상으로 건강세 인식 조사를 최근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3일 열리는 한국건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공개된다.

일반 국민 대상 조사에서 92.8%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적 빈부 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답했고 85.2%는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한 건강 공동체 운동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또 “계층간 경제 불평등이 우리 사회의 건강불평등을 초래한다”에 동의하는 비율도 88.8%로 높게 나왔다.

음주, 비만, 게임중독 유발 제품·서비스 판매 기업들에 건강세를 부과하는데 대해선 74.2%가 찬성했다. 여성(76.6%), 70대 이상(77.6%), 시 지역(80.6%)에서 높게 나타났다.

국가가 건강세를 부과해 기업들이 건강에 기여하는 제품·서비스로 대체해 제공토록해야 한다는 데 국민의 79.0%가 동의했다. 건강세 부과로 위해성을 알리고 소비자가 다른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78.8%를 차지했다.

또 71.9%는 “건강세 일부를 소비자에게 건강포인트로 돌려줘 친건강제품 및 서비스를 구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고 76.2%는 “건강세로 건강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건강세는 국민건강을 위한 재원확보에 도움이 된다(80.2%), 기업이 건강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효과가 있다(78.0%) 등을 건강세 부과의 긍정적 측면으로 응답했다.
반면 건강세 부과의 부정적 측면과 우려도 반영됐다. 80.1%가 “기업의 제품·서비스 가격을 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75.6%는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답했다.

건강공동체 지원과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건강보험료 인상과 건강세 부과 중 어떤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해선 80.2%가 건보료 인상보다 건강세 부과가 더 좋은 방안이라고 답했다.

건강세 부과 대상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견 조사에선 담배가 75.1%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게임(70.5%) 주류(65.3%) 고지방식품(54.8%) 음료 빵 과자 등 첨가당 식품(46.2%) 순이었다.
담배는 건강증진기금 등 이미 비슷한 세제가 부과되고 있어 담배를 빼면 게임이 건강세 부과 대상에서 높은 순위로 꼽힌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문제 등이 반영된 걸로 보인다.
국민일보DB

건강세 재원의 사용 용도에 대해선 ‘청소년 등 학교 체육활동 및 급식 질 향상에 쓰여야’(84.2%), 저소득층의 건강지원(78.3%), 건강공동체와 건강친화활동 기금으로 이용돼야(78.2%) 등으로 조사됐다.

윤 교수는 2일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고 건강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건강위해 제품과 서비스에 게임세, 비만세, 설탕세 등 건강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다만 어떤 제품과 서비스에 부과하고 확보된 재정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건강세는 건강불평등 해소 및 건강공동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원 마련과 기업들의 소비자를 위한 건강친화산업 창출 등 국민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으로써 도덕세(moral tax)라는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울러 건강세는 저소득층, 노인, 청소년, 미취업자들의 건강한 삶에 필수적인 ‘건강 SOC(사회간접자본)’에 투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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