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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자전거도로엔 해조류가” 난감한 여행객들

제주도, 행정 계도 불구 관행 개선 어려워

제주 동부 구좌~성산 구간 자전거 도로에 미역이 널려있는 모습. 제주도청 민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 캡쳐.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은 관광객 A씨는 자전거 여행 중 자전거도로에 누군가 널어 놓은 미역 때문에 주행로를 급히 변경해야 하는 아찔한 상황을 경험했다. A씨는 자신은 자전거에 숙련돼 차로 진입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아이들이나 자전거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위험할 수 있었다며 도청 민원 게시판을 통해 개선을 요구했다.

한적한 도로에 해조류를 널어 말리는 어촌 마을의 오랜 관행으로 제주 자전거도로 이용객들이 불편과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행정에서도 각 마을로 계도를 해보지만 개선이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 인프라의 하나로 자전거도로를 매해 확대 개설하고 있다. 2015년에는 교통량이 적은 해안도로를 활용해 제주도를 한 바퀴 일주하는 제주환상자전거길(234㎞)을 조성했다.

환상자전거길 구간 중 제주시 구좌읍 김녕 해변에서 서귀포시 남원 해안으로 이어지는 60㎞의 구간은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제주만의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자전거 코스로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문제는 자전거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안로 주변 자전거도로가 인근 해안마을 주민들이 해조류를 말리는 장소로도 애용된다는 것이다.

A씨가 직접 찍어 올린 사진에는 수십 미터 이상의 자전거 도로에 미역을 널고 있는 한 마을 주민의 모습이 담겼다.

실제 제주에선 자전거도로를 비롯해 버스 정류장 인근 인도나 한산한 차도에 미역, 감태, 우뭇가사리 등의 해조류가 널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동 중 급작스럽게 적치물을 만난 여행객들은 자전거 속도를 갑자기 줄이거나 차도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다른 자전거나 차량과의 충돌 위험에 노출된다.

행정에서는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읍면사무소를 통해 계도하고 있지만 마을 주민들의 오랜 관행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자전거이용활성화법에 통행 방해 시 지도만 할 수 있게 돼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단속도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마을에 해조류를 널 수 있는 공간이 마땅찮은 데다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이용해온 방식이다 보니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며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에는 비슷한 민원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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