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오미크론 확산에…트럼프 ‘美 우선주의’ 책임론 등장

백신 사재기로 저소득 국가 기회 박탈
무방비 상태서 변이 출현 악순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앞세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의 새 변종 오미크론의 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백신 사재기 때문에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에 대한 백신 분배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오미크론이 출현하는 악순환을 낳았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에서 근무한 익명의 전현직 당국자 5명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코로나19를 전 세계적 문제로 보지 않았고 다른 나라를 도와줄 계획은 수립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당시 정부가 오직 미국인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의약품과 보호 장비를 확보하는 데에만 골몰했다고 밝혔다.

자국 우선주의 탓에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된 저소득 국가에서 오미크론 같은 바이러스의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고, 그 결과로 자국을 보호하려던 본래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당국자들은 트럼프 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거의 독점하면서 전세계에서 백신 원료를 쓸어모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다른 나라의 공급을 차단하면서까지 백신 생산을 앞당겨 미국 내 공급량을 늘리는 데에 온통 집중했다고 말했다. 당시 백악관은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국방부까지도 백신 확보전에 동원했다고 한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계자였던 한 인사는 폴리티코에 “다른 나라를 돕는 것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밝혔다. 당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2020년에는 백신을 해외에 기부하는 내용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현 조 바이든 정부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유럽 국가들도 자국민을 위한 백신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졌다”며 전임 트럼프 정부를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경쟁자를 시장에서 밀어내면서 결과적으로는 불필요하게 미국 밖에서의 백신 생산이 지연됐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대통령 후보 토론회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공보국장을 역임한 알리사 파라는 1일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공중보건과 다른 사람의 건강에 대한 명백한 관심 부족”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우도 회고록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