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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높이 떨어졌는데 사망” 사다리 추락사 3년새 143명

정부, ‘안전 사다리 제작기준’ 마련


지난 10월 14일 충북 음성군 야외 체육시설 내에서 조경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이동식 사다리에서 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해당 사다리 높이는 60㎝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당시 이 노동자가 안전모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낮은 높이에서의 추락 사고라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장 사다리 추락사고로 매년 수십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있다.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 9월까지 약 3년 9개월간 산업현장에서 사다리 추락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143명에 달한다. 이 기간 사다리 사망사고의 74%(106명)는 건설업과 시설관리업에서 발생했다. 특히 공사금액 10억 미만의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고가 났다.

2018년 45명이던 사고사망자 수는 2019년과 지난해 각각 43명, 30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1~9월 25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23명)보다 증가한 것이다. 사다리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자, 정부는 내년 1월까지 사다리에 안전 손잡이를 부착하는 내용의 ‘안전 사다리 제작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현장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14일 충북 음성군 소재 야외 체육시설에서 조경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이동식 사다리에서 중심을 잃고 60cm 아래로 떨어져 사망한 현장 모습. 고용부 제공

사다리 사고의 대부분은 추락이지만 넘어지는 사다리를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 10월 15일 대전의 한 공장 창고에서는 일자형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던 노동자가 2.3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물건 적재대에 걸쳐 있던 사다리가 미끄러운 바닥으로 인해 넘어지면서 노동자가 균형을 잃고 떨어진 사고였다.

또 9월 10일에는 충남 홍성군 소재 공사현장에서 사다리 맨 위쪽 디딤대에 발을 걸치고 패널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2.6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이처럼 상부에서 작업하던 중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은 경우가 사다리 사망 사고의 70%를 웃돈다.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높이는 2~3.5m였다. 추락하는 경우 외에 넘어지는 사다리를 미처 피하지 못해 숨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사다리 작업은 2인 1조로 해야 하지만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용부는 “사다리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내년 1월까지 안전 사다리 제작기준을 새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다리에 ‘안전 손잡이’를 부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고용부는 공사장 패트롤 점검에서 사다리 작업 환경을 집중 감독하고 안전설비 구축 예산도 올해 554억원에서 내년 714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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