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여야 대선 후보 청년 영입 전쟁…2030 “이제는 실천할 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달 28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광주여고 3학년인 남진희 공동선대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선 후보가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28일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만 18세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 명으로 발탁했다. 이어 이틀 뒤 윤석열 대선 후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청년 보좌역을 대통령실과 모든 부처에 배치하겠다"라고 밝히며 청년 보좌역 모집에 나섰다.

국민일보 인턴기자는 2030세대에게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민주당이 발탁한 ‘18세 선대위원장’에 대해서 ‘보여주기식’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대학생 김모(26)씨는 “선거처럼 예민한 문제에서 고등학생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카메라에 노출되기 쉬운 일을 맡긴 것”이라고 답했다. 직장인 주모(26)씨는 “조국 사태에서 2030세대들이 분노한 건 경쟁에 있어서 공정하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면서 “18세 선대위원장의 경우에도 어떠한 경쟁 없이 민주당 수뇌부에 의해 지명돼서 공동선대위원장에 되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권모(30)씨는 “파격적인 젊은 인사라는 유행을 의식한 부분이 큰 것 같다”면서 “2030 목소리를 듣는 창구로 고등학생들을 포용하는 것은 필요하나 총괄 지휘 역할을 하는 선대위의 직책상 그에 맞는 리더십과 경험이 필요한데 충분한 검증이 되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청와대에선 당시 25세였던 박성민을 1급에 준하는 청년비서관으로 채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도 여야 후보 모두 2030세대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로 청년을 모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년 대다수가 ‘젊은 층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MZ 세대 청년 과학인재 4명 인재영입발표에서 영입인재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민령 뇌과학자, 최예림 딥러닝 인공지능 연구자, 이 후보, 김윤기 AI 개발자, 김윤이 데이터전문가. 2021.12.1 [국회사진기자단]

대학생 김모(26)씨는 “젊은 층의 표심을 잡는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젊은 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정이다. 박성민 청년비서관 채용은 오히려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줬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5)씨는 “청년 대표 한 두 명씩 임명하는 방식은 젊은 층의 표심을 잡는 데에 되레 취약하다”면서 “높은 자리는 아니어도 적당히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자리에 청년층을 대거 발탁하는 게 더 낫다”고 제안했다. 취업준비생 최모(24)씨는 “젊은 층 표심은 2030이 나서겠다가 아니라, 2030 세대를 이해해달라는 것에 있다. 2030 대표보다 2030을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기성세대 대표가 더 끌릴 것 같다”고 답했다.

윤 후보가 SNS에서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있는 ‘청년보좌역’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대부분 ‘보여주기식’이라는 답변이었다. 직장인 권모(30)씨는 “보여주기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충분한 자격 갖춘 인사가 이루어지고 이름만이 아닌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및 기존 세대의 열린 마음이 받쳐 준다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학생 한모(21)씨는 “2030의 목소리를 듣는 청년 보좌역을 배치한다고 해도 결국 청년의 문제를 어떻게 정책 등에 녹여낼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중요한 건 정책 결정자의 능력”이라고 답했다.

청년을 높은 직책에 앉힌다고 해서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취업준비생 최모(24)씨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호 이벤트로 국민의힘 토론 배틀을 해서 20대 대변인 뽑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며 “윤 후보가 대통령 돼서 청와대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한다고 해도 달라질 거라는 기대를 안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7)씨는 “이 대표를 생각해보면 실제로 권한이 별로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윤 후보는 이 대표가 반대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선대위에 영입했고, 이 대표와 사전 조율 없이 충청지역을 방문하는 등 당 대표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당 대표 ‘패싱’ 논란이 일어났다. 이를 두고 인터뷰한 2030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대학생 한모(21)씨는 “이 대표의 경우 거대 정당을 대표하는 당 대표라하기에는 무책임했고, 윤 후보 역시 당 대표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30대 송모씨는 “자신의 당도 화합을 못 이루는 대선 후보가 어떻게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 화합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반면 취업준비생 김모(25)씨는 “이 대표보다 이수정 교수에 대한 호감도가 훨씬 크기 때문에 그 건에 대해서는 윤 후보가 오히려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과 ‘청년들의 정치 참여 기회’ 중 어떤 것이 우선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청년들은 일제히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취업준비생 최모(24)씨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우선”이라며 “정치 참여 기회는 아무리 늘려도 절대적 인원이 한정되어 있지만 제대로 된 청년 정책이 탄생했을 때는 더 넓은 층의 청년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노모(22)씨는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일은 청년들을 위해 어떤 공약을 펼칠 지에 대한 방향성을 체크하는 게 유권자로서의 의무”라면서 “청년들의 정치 참여 확대 문제는 국회나 다른 통로를 통해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권모(30)씨는 “정책적인 뒷받침 없이 정치 참여 기회만 부여하면 ‘보여주기 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방문해 청년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2030세대들이 생각하는 젊은 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대학생 김모(26)씨는 “비례대표나 청년비서관처럼 당이나 후보에 의해 지명되는 사람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국민에 의해서 뽑힌 청년 정치인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청년 정치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0대 송모씨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한 실시간 질의응답 등 SNS 매체를 활용하는 방법이 지금 상황과 2030세대의 특성을 보았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대학생 김모(26)씨는 “이미 인터넷, SNS 등 여러 소통창구가 있고 그리고 여론조사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면, 4050세대 정치인들도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미 2030세대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었으니 실행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취업준비생 김모(25)씨는 “2030세대의 목소리를 모른다는 것이 의문이 든다. 당장의 SNS나 커뮤니티만 검색해도 젊은 층의 목소리를 충분히 찾아볼 수 있고 청년층을 다루는 시사 다큐 프로그램이 나온 것만 수십 개”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을 데리고 간담회, 토론회도 많이 진행했었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실천을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채은 인턴기자,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