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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0일도 매매혼 대상돼” 탈레반, 강제결혼 금지령

탈레반 최고 지도자 “여성은 소유물이 아냐”
여성 권리 신장 6개항 특별 포고령
여성 교육·노동권은 여전히 미포함

AP뉴시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아프가니스탄을 무력 점령한 탈레반이 최근 소녀 매매혼 등으로 논란을 빚은 강제결혼을 전면 금지하는 등 새 여성 인권 신장조치를 내놨다. 최근 아프간의 여아 강제결혼에 대한 국제아동단체와 인권단체 등의 비판이 잇따르자 국제사회의 인정을 염두한 조치로 해석된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하드 탈레반 대변인은 포고령 발표와 함께 “여성은 재산이 아니라 고귀하고 자유로운 인간”이라며 “평화와 적대감을 종식시키는 대가로 한 여성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 아쿤드자다 역시 전날 “여성은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여성 권리 신장을 위한 6개항의 특별 포고령을 발표했다.

특별 포고령에서는 성인 여성이 결혼하려면 본인이 동의해야 하고, 누구도 결혼도 강요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여성은 소유물이 아니고 고귀하고 자유로운 인간이며 누구도 타인에게 여성을 넘길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 남편이 숨진 경우 누구도 재혼을 강요할 수 없으며, 여성 스스로 재혼 여부를 선택한다고 돼 있다. 숨진 남편 등의 재산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가 발표한 여성 권리를 위한 특별령. 탈레반 대변인 트위터 캡처

최근 아프간에서는 9세 소녀가 55세 남성에게 팔려가는 일이 보도된 바 있다. 국제사회의 비판은 물론 아프간 내에서도 매매혼 문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지난달 13일 성명에서 “지참금을 받고 생후 20일 된 여자아이까지 매매혼 대상이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극도로 끔찍한 경제난이 아프간 소녀들을 아주 어린 나이에 결혼하도록 내몰고 있다”고 매매혼의 심각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탈레반이 8월 15일 재집권한 뒤 아프간의 경제난은 심각해졌고 매매혼이 급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대다수 여성은 일자리에서 쫓겨나 집에만 머무르게 됐다.

탈레반의 조치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CNN은 아프간 현지 여성들은 해당 법령이 여성의 삶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설명한 권리는 이미 이슬람법에 따라 보호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탈레반이 정권을 이양받은 뒤 여학생들은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게 됐으며, 여성들은 특정 직장에서의 근무가 금지된 상황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특별 포고령에서도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와 일할 권리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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