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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디폴트’ 가능성 시사…中 “개별 사건” 파장 최소화 주력

3일 밤 “채무 상환 어려울 수 있다” 기습 공시
광둥성 정부, 쉬자인 회장 소환
中 규제 당국 동시다발적 ‘시장 안심’ 메시지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건설 현장 앞으로 배달원이 중국 국기를 단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중국 금융 당국은 “헝다 사건은 개별 사건”이라며 파장 최소화에 나섰다.

헝다는 지난 3일 밤 홍콩 증권거래소에 올린 공시를 통해 디폴트 가능성을 예고했다. 헝다는 공시에서 “2억6000만 달러(3075억원)의 채무 보증 의무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상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헝다 측은 이 채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선 헝다 관계사인 홍콩의 쥐샹(鉅祥·Jumbo Fortune)이 발행한 달러 채권과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쥐샹은 지난 10월 만기가 도래한 2억6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는데, 헝다가 이 채권에 보증을 섰기 때문에 채권자들은 헝다에 대신 채무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헝다가 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디폴트를 선언하게 된다. 이후 다른 달러 채권자들도 조기 상환을 요구하면서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헝다의 총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조9665억 위안(36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달러 채권은 192억3600만 달러(22조7000억원)다. 전체 부채의 10%도 안 되는 규모지만 그나마 달러 채권에 관한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기 때문에 부채 관련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헝다는 오는 6일까지 8250만 달러(976억원), 오는 28일까지 2억4300만 달러(2875억원)의 달러채 이자를 갚아야 하는 처지다. 이중 6일 상환분은 지난달 갚지 못해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됐다.

헝다가 채무 상환을 못할 수도 있다고 밝힌 후 헝다 본사가 위치한 광둥성 정부는 쉬자인 회장을 긴급 소환했다. 광둥성 정부는 위험 관리를 담당할 워킹그룹을 헝다에 파견했다.

이어 인민은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중국의 3대 금융 규제 당국이 동시다발적으로 “헝다 문제는 개별 사례이며 중국 부동산 시장과 자본 시장에 우려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냈다. 인민은행은 “헝다의 위기는 경영 부실과 맹목적인 확장 때문이며 헝다가 직면한 위기가 부동산 시장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감위도 “헝다의 전체 채무 중 금융권 부채는 3분의 1가량이고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은행 및 보험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규제 당국이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헝다는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폴트 가능성을 시사한 헝다의 3일 심야 공시가 상황에 비춰 충분히 진지하고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쉬 회장이 소환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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