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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황대권 등에 간첩 옥살이 국가 배상 판결


‘구미(歐美)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던 ‘야생초 편지’ 작가 황대권씨 등이 관련 피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부장판사 박석근)는 황씨와 가족 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25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황씨는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다. 황씨는 수감 생활 중 야생 풀에 대한 글을 쓰고 이를 묶어 ‘야생초 편지’를 출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황씨에게 3억20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그 가족들에게도 배상해야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황씨가 국가권력에 의해 불법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감내하기 어려운 두려움과 절망에 빠져 허위자백을 했다”며 “13년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구금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행복을 박탈당했으며 석방된 후에도 재심 판결이 확정돼 무죄가 밝혀질 때까지 21년여간의 긴 세월 동안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은 1985년 당시 전두환 정권 국가안전기획부가 유학생들이 미국 등에서 북한에 포섭돼 간첩활동을 했다고 발표한 사건으로 황씨 등은 지하당을 조직하거나 지하혁명조직의 상호연계 내지는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결심하고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아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국내에 입국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1986년 1월 당시 서울형사지법은 황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같은 해 9월 대법원은 황씨의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이후 무기징역형이 징역 20년으로 감형돼 황씨는 1998년 8월 15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황씨 등은 2017년 이 사건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재심개시결정을 했다. 재심 재판부는 “황씨가 안기부에 의해 강제연행됐고, 위법하게 체포·구속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임의성 없는 진술을 했다”며 황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지난해 2월 확정됐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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