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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 실사판’ 표방한 ‘피의 게임’ 등 신(新) 생존 예능, 화제성 낮은 이유

웨이브에서 선공개되는 MBC 생존 예능 '피의 게임'. 웨이브 제공

코로나19로 생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바이벌 예능이 변주를 거듭하고 있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에 집중하며 과거보다 자극적이란 특징이 있다. 생존 문제와 연애를 접목하는가 하면 불공정 경쟁을 허용하면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실사판을 기획한 예능도 나왔다. 하지만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MBC 생존 리얼리티 프로그램 ‘피의 게임’의 콘셉트는 다소 특이하다. ‘매우 불공평하고 비합리적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라는 명제를 깔고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은 ‘오징어 게임’의 실사판으로 불리며 방영 초기부터 관심을 모았다. 한의사, 대학생, 경찰, 아나운서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10명의 참가자가 호화로운 저택에 모여 상금을 건 경쟁을 벌인다.

그동안 방영된 서바이벌 게임이 공정 경쟁의 틀을 지킨 것과 달리 ‘피의 게임’에선 어떤 형태의 정치 공작과 음모, 배신이 허용된다. 원래 현실은 불공평하므로 이를 있는 그대로 반영한다는 게 프로그램의 의도다. 영화 ‘기생충’을 모티브로 한 요소도 있다. 게임의 탈락자는 저택 지하로 내려간다. 햇빛도 없는 지하에서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마음대로 해결할 수 없다. 피자 박스(개당 100원)를 조립해 번 돈으로 생활하면서 재기를 노려야 한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생존과 연애를 접목한 프로그램도 눈에 띄었다. 디스커버리채널은 지난 10월부터 ‘극한 연애XL’을 방영했다. 11명의 남녀가 무인도에서 5박 6일 동안 극한 상황에서 생활하며 서로의 민낯과 본성을 보게 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줄 상대를 찾는다는 콘셉트다.

이처럼 최근 생존 예능은 제각기 차별성을 갖지만 모두 성공으로 귀결되진 않는다. 방영 초기 기대에도 불구하고 ‘피의 게임’은 시청률이 1%대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자극성을 추구하는 생존 콘텐츠가 방송채널이란 기존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교석 예능 평론가는 “요즘의 생존 예능은 인간의 본성을 시청자가 관음하는 형식으로 변화했다”며 “기본적으로 자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상파 플랫폼과 어울리지 않는 점이 한계”라고 말했다. 실제로 ‘피의 게임’은 유튜버 진용진의 채널에 게재된 ‘머니 게임’을 지상파로 가져온 것이다. 김 평론가는 “유튜브 버전보다 ‘순한 맛’이 되면서 관음적, 자극적이라는 특징이 부각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생존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을 갖게 됐고, 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생존 콘텐츠는 앞으로도 계속 소비될 것”이라며 생존 예능이 화제를 모으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봤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도 “‘피의 게임’은 특이한 설정들이 잘 배치돼있었지만 방송보단 유튜브에 더 적합한 형식이었다”며 “앞으로 방송사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비지상파용 콘텐츠를 따로 만들어 온라인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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